건물 팔고, 교수 내보내고… 허리띠 졸라매는 美 신학교

미국 매사추세츠주 해밀턴에 있는 고든콘웰신학교 메인캠퍼스 전경. 크리스채너티투데이 홈페이지 캡처


미국의 대표적 복음주의 신학 교육기관인 고든콘웰신학교는 개교 50주년이었던 2019년 일부 교수들과 직원을 내보냈다. 또 학생 아파트와 20에이커(약 2만4000평)에 달하는 소유지를 팔았다. 모두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22일 고든콘웰신학교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주 해밀턴에 있는 102에이커(약 12만5000평) 규모의 메인 캠퍼스를 매각하고 보스턴 캠퍼스로 이전키로 했다.

스콧 선큇 고든콘웰신학교 총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캠퍼스 매각이 성공한다면) 향후 30년 동안 더 나은 재정적 기반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캠퍼스 매각이 재정난 해소를 위한 조치임을 내비쳤다.

미국신학교협회 통계에 따르면 고든콘웰신학교의 신입생 등록 인원은 2012년 1230명에서 2021년 633명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학교는 최근 4년간 매년 60만 달러(약 7억6000만원)에서 많게는 240만 달러(약 30억원)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 같은 사정은 고든콘웰뿐만 아니다. 미국의 대표적 복음주의권 신학교들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트리니티복음주의신학교는 재정난 때문에 올해 일부 교수를 해고했다. 풀러신학교는 2018년 3개 분교를 폐쇄하고 일부 부동산을 팔기로 했다.

신학교들의 이 같은 문제는 출산율 감소와 세속화 증가에 따른 요인이 크다. 미국 내 Z세대(1997년 이후 출생)는 밀레니얼 세대(1981년~1996년생) 인구보다 약 400만명 적다. 또 Z세대의 44%는 자신의 종교적 전통 배경에 얽매이지 않는다. 부모 등이 기독교인이었다고 해서 자신도 기독교인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학교들의 생존 분투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고든콘웰신학교 이사회 의장인 클라우드 알렉산더 목사는 “교회 역사는 우리에게 선교의 영속성과 방식(방법)의 가변성을 상기시켜 준다”면서 “신학교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임무는 영구적이지만 (신학교 운영 방식은) 변할 수 있고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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