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약속 있는 첫 계명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고령인구(65세 이상) 비율이 전체 인구의 7.2%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습니다. 그리고 2025년에는 20.3%가 되어 초고령사회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급변하는 상황 속에 사회적 준비는 부족하고 효(孝)사상마저 흔들리고 있어서 윤리적 근간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바울 사도가 살고 있었던 시대에도 오늘날과 같이 노인들은 가정과 사회에서 주변인으로 소외되고 있었습니다. 에베소서 6장은 효를 잊어버린 시대를 살던 당시 에베소교회 성도들에게 부모공경의 당위성을 가르쳐줍니다.

첫째, 주 안에서 부모에게 순종하라 했습니다(1절). 바울은 효를 행함에 있어 한 가지 조건을 달고 있습니다. 맹목적인 순종이 아니라 ‘주 안에서’ 순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무릇 내게 오는 자가 자기 부모와 처자와 형제와 자매와 더욱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아니하면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고’(눅 14:26)라는 구절은 일견 모순(矛盾)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부모와 원수를 미워해야 참 제자가 된다는 뜻이 아니라 부모의 요구에도 인간적인 한계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부모가 우상을 섬기게 하면 그 명령은 ‘주 안에서’ 주어진 명령이 아닙니다.

한국 교회 신앙 1~2세대 성도들은 교회 나간다고 집에서 쫓겨나도 “다른 것은 다 순종하겠는데 교회 나가지 말란 말씀은 마세요”라고 울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핍박하던 부모형제가 신앙의 세계에 들어와 예수님을 영접하니 이 말씀을 깨닫습니다. ‘내가 내 자녀들이 진리 안에서 행한다 함을 듣는 것보다 더 기쁜 일이 없도다.’(요삼1:4) 주 안에서의 순종함은 결국 성도가 부모님께 드릴 수 있는 최고의 효도인 것입니다.

둘째, 공경하라 했습니다(2절). 기독교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왔을 때 제사 문제로 불효를 권장하는 근본 없는 종교라는 오해를 많이 받았습니다. 공경을 의미하는 헬라어 ‘티마오’는 사례금이란 뜻으로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값을 지불하라’는 의미입니다. 제사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을 몰고 온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부모님이 계실 때 그 필요를 채워드리기를 힘쓰십시오.

더불어 공경을 의미하는 히브리어는 ‘카베드’입니다. 이는 ‘무겁다’는 뜻으로 ‘부모님을 귀중하게 여긴다.’는 의미입니다. 구한말 이 땅에서 활동했던 게일 선교사님은 ‘조선은 노인 천국이다. 다시 태어난다면 조선에서 노인으로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는 노인들이 호의호식했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젊은이들이 어른들을 존경하는 문화 때문이었습니다.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값을 지불하고, 그 뜻을 중하게 여기시길 바랍니다. 우리가 행할 효는 나중이 아니라 지금 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셋째, 하늘의 상급이 있습니다(2~3절) 모세가 시내산에서 받았던 십계명 돌판 중 첫 번째 돌판은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다루고 있고, 두 번째 돌판에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여기서 두 번째 돌판의 첫 번째 계명이 ‘네 부모를 공경하라’입니다. 두 번째 돌판의 계명들은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등 ‘~말라’라고 돼 있습니다. 그런데 부모공경의 계명 만큼은 ‘~하라’라고 되어 있습니다.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이 곧 땅에서 잘되고 장수케 한다는 하나님의 약속임을 의미합니다.

켄 캔필드가 쓴 ‘아버지, 당신은 카피되고 있습니다’라는 책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녀가 자신의 행동을 닮는다고 되어 있습니다. 자녀들이 부모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보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가 불효하면 우리도 늙어서 똑같이 불효를 받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을 속일 순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심는 대로 거두게 하십니다. 그러니 주신 말씀을 따라 주 안에서 부모에게 순종하여 천국에서 뿐 아니라 이 땅에서도 잘되고 장수의 복을 누리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김상정 경주남부교회 목사

◇경주남부교회는 경주시 황남동 ‘황리단길’에 위치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소속의 교회입니다. 진리의 빛으로 세상의 희망으로 나아가기 위해 힘쓰는 공동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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