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황성주 (31) 기도의 씨앗 뿌리고 천국 입성한 중보자들

미국의 중보기도자들이 2019년 말 한 알의 밀알처럼 살아온 김태진 장로의 임종을 지켜보고 있다.


제20대 대선 결과는 한 편의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하나님의 역사에는 반드시 한 알의 밀알처럼 헌신적인 기도를 동반한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았다. 빌리언 소울 하비스트를 위해 ‘기도특전단’이, 대한민국의 뉴 시즌을 위해 ‘성도들의 기도와 금식’이라는 기도의 씨앗이 필요했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삶 속에 스며드는 하나님의 임재와 순간순간 세밀하게 인도하심을 깊이 느꼈다. 그리고 가장 연역한 자와 보잘것없는 공동체를 들어 쓰시는 위대하신 하나님의 경륜을 찬양할 수밖에 없었다.

빌리언 소울 하비스트의 열매는 충성스러운 중보자들의 기도에서 비롯됐다. 기도의 씨앗을 묵상하다 보면 현하은 자매를 잊을 수 없다. 그는 북한에서 조선족 전도자를 통해 복음을 받아 뜨거운 마음으로 많은 지하교회를 개척했고, 신분이 탄로 나고 붙잡혀 총살형 직전에 기적적으로 두만강을 건너 탈북했다. 그 자매를 통해 북한의 많은 지하교회 성도들이 남한 교회와 세계선교를 위해 얼마나 간절히 기도하는지를 알았다. 그리고 순교를 각오하다보니 매 순간 동행하시는 주님의 강한 임재를 느끼는 북한이 얼마나 신앙 생활하기 좋은 곳인지, 유혹 거리가 많은 남한이 얼마나 신앙을 유지하기 어려운 곳인지를 고백하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직선적으로 믿음의 생태계라는 차원에서 북한은 천국, 남한은 지옥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 그래서 자기는 남한을 위해서만 간절히 중보한다며 매일 기도의 씨앗을 심었다. 그 자매가 불의의 사고로 2017년 그토록 그리던 하늘나라에 입성했다.

기도의 용장인 김태진 장로도 잊을 수 없는 분이다. 미국에서 삼성의 주재원으로 근무하다 1985년 주님의 강권적인 은혜와 사랑으로 변화돼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으며 이후 오직 주님을 바라보며 믿음의 길을 갔다. 2000년부터 이롬에서 근무하며 사랑의 공동체의 핵심가치인 킹덤 비즈니스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이롬 미국 법인 및 국제사랑의봉사단 미주 대표를 역임하며 킹덤 드림을 붙잡고 하나님 나라에 충성했다. 김 장로는 이후 콜로라도에 거주하며 2007년부터 루이스 부시 박사를 포함한 미국 리더들과 Transform USA 중보기도 운동을 일으키며 미국의 영적 대각성을 위해 12년 동안 목숨을 건 기도로 헌신했다. 그는 한국인이라는 약점과 영적 쇠퇴기에 들어서고 있는 미국의 어려운 상황에도 초지일관 불퇴전의 믿음으로 미국 땅에 기도의 씨앗을 심었다.

안타깝게도 김 장로는 암으로 투병하다 2019년 연말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눈 폭풍이 부는 날 천국으로 갔다. 암으로 투병하는 5년 동안 빠지지 않고 기도회를 인도하는 열정에 모두 매료되었다. 나는 그분의 장례식에 그토록 많은 미국인이 온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 달 후 추모예배에는 미국 전역에서 영적 리더들이 몰려왔다고 한다. 생명력의 근원은 줄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뿌리에 있다. 전도와 선교는 중요하지만 추수꾼을 보내 달라는 중보기도는 더욱 중요하다. 순교도 중요하지만 순교적 삶은 더욱 의미가 있다는 것을 마음속 깊이 깨달았다.

정리=윤중식 종교기획위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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