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학의 대가 도널드 스누키안의 설교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직도 한 가지가 생각납니다. 설교 제목은 ‘지름길’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해 주셔서 이집트에서 나와 40년간 광야 생활을 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분이 강조하기를 40년 광야 길이 지름길이었다는 겁니다. 성경에도 지름길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호렙산에서 세일산을 지나 가데스 바네아까지 열하룻길이었더라.”(신 1:2)

하지만 스누키안은 조금 다른 의미의 지름길을 말했습니다. 그는 하나님께서는 열하루면 되는 길을 40년 동안 보내게 하신 건 거기서 하나님을 제대로 배우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위한 배려였기에 그 길은 돌아가는 길이 아니라 오히려 지름길이었다는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지금 코로나가 정리돼 가는 상황에서 교회마다 회복과 새로움을 위한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부을 것입니다. 그러나 서두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기회에 예수께서 왜 교회를 세우셨고 이 땅 교회에 무엇을 원하시는지 배우는 기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숨 고르기를 하면서 천천히 미래를 도모하는 게 오히려 지름길일 수 있습니다.

조주희 목사(성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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