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심기 좋은 계절입니다.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는 책의 지은이는 나무의사입니다. 어느 날 한 할아버지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마당에 있는 모과나무 상태가 안 좋다는 겁니다. 방문해서 할아버지를 뵙고 깜짝 놀랐습니다. 할아버지가 시각장애인이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상태가 안 좋은 걸 알았을까. 궁금했지만 초면에 물어보기 뭐해서 일단 조치를 했습니다. 모과나무 상태가 안 좋았던 것은 전에 살던 주인이 나무에 못질도 하고 이름도 파고 그러면서 나무를 상하게 했던 겁니다. 일단 응급 치료를 마친 후에 여쭈어보았습니다.

앞을 못 보시는데 나무가 아픈 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할아버지의 대답입니다. “그걸 왜 몰라. 관심을 가지면 다 알게 되는 거야.” 그렇습니다. 안 보인다고 못 보는 게 아닙니다. 또 본다고 다 보이는 것도 아닙니다. 관심이 있으면 아무리 작아도 보이는 것이고, 관심이 없으면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안 보이는 것입니다. 바쁘고 힘들다는 핑계로 소중한 가족과 이웃에게 무관심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문혁 목사(좋은나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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