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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건강] 자가검사 음성이어도 증상 계속 땐 집 머물러야

지난달 초 겨울방학이 끝나 등교하고 있는 초등학생들. 새 학기를 앞두고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활용한 신속항원검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해외 국가의 한 부모가 자녀의 코에서 면봉으로 검체를 채취하는 모습. 연합뉴스
 
초등생까지 부모가 돕는 게 좋아
검체 채취는 환기 잘 되는 곳서
면봉, 코에 깊숙히 찌르지 말길

자가검사키트에 미량 화학 물질
추출액, 눈·피부 닿으면 잘 씻어야

새학기가 시작된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대확산의 한복판에서 맞는 개학이라 학교내 전파 우려가 그 어느때보다 커지는 상황이다. 교육당국은 유치원생과 초·중·고교생 모두에게 주 2회씩 등교 전 선제적 자가진단(개인용 신속항원검사)을 할 것을 적극 권고한 상태다. 이에 따라 자가검사키트의 정확하고 안전한 사용이 중요해졌다.

다만 개인용 신속항원검사는 근본적으로 ‘위음성(가짜 음성)’의 문제를 안고 있어 결과를 어디까지 믿어야할지 부모들의 불안감이 여전하다. 은병욱 노원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도 28일 “자가키트 검사가 학교내 감염 차단에 효용성이 많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더구나 지금처럼 코로나19 유병률이 높아진 상황에서 민감도(감염자를 양성으로 올바르게 진단하는 비율)가 낮은 검사를 사용하게 되면 위음성, 즉 실제 코로나 감염자인데도 놓치는 사례가 늘게 된다”고 우려했다. 신속항원검사는 유증상일 때보다 무증상일 때 민감도가 떨어진다. 따라서 음성이 나와도 가짜 음성일 수 있으므로 여러번 반복해 시행하고 발열 기침 가래 콧물 등 의심 증상이 있으면 의료기관을 찾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은 교수는 “음성이 나왔고 호흡기 증상이 없으면 정상 등교에 문제 없지만 음성이 나왔어도 증상이 계속되면 PCR검사 결과가 나올때까지는 집에 머물면서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면봉이 점막 표면에 닿기만 하면 돼

자가검사키트를 혼자서 사용하기 어려운 영유아 등 초등학생까지는 부모가 곁에서 검사를 도와주고 중·고교생들도 가급적 부모 지도 하에 받는게 권장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지침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검체 채취는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 하는 것이 좋다. 검사 중에 재채기가 나와서 주변에 분비물이 묻을 수 있는 만큼 검사 후 주변을 잘 닦아줘야 한다. 식약처나 질병관리청이 제공하는 안내 동영상을 미리 보고 하는 것도 방법이다.

검체를 채취할 때는 아이의 콧구멍 안쪽 앞부분(비전정)을 양쪽 각 10회 원을 그리며 문질러준다. 자가검사는 코 점막의 바이러스를 면봉으로 채취하는 방식이라 면봉이 점막 표면에 닿기만 하면 된다. 자가검사의 정확도를 높여 보겠다고 면봉을 코에 무리하게 찔러넣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콧구멍 앞쪽 점막 밑에는 혈관총이 풍부해 아래에서 위로 깊숙히 넣다 보면 통증이 심하고 자칫 코피를 유발할 수 있다. 자가검사키트의 면봉 길이는 짧아서 굳이 깊숙하게 넣을 필요가 없다. 콧구멍 속을 지나치게 세게 문질러 상처가 나면 오히려 세균감염 우려가 있다. 만약 코피가 나면 양 코날개 부위를 지긋이 눌러주면 대부분 몇 분내로 지혈된다. 은 교수는 “심한 통증을 경험한 어린이는 검사에 대한 공포심 내지 거부감을 갖게 될 수 있기 때문에 부드럽게 살살 콧속을 문질러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검체를 시트에 떨어뜨리고 15~30분 뒤 대조선(C라인)이 반드시 결과 창에 나타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유효하지 않은 결과로 새 검체와 키트로 재검사해야 한다. 대조선과 시험선(T라인) 두 줄이 모두 나타나야 양성이며 이땐 의료기관을 방문해 꼭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조선만 나타난 경우 일단 음성이지만 발열, 호흡기 증상이 있거나 역학적 연관성이 의심되면 PCR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자가검사키트는 현재 국내에 9개 제품이 허가돼 있다. 모두 18세 이상 사용으로 승인났으며 소아청소년도 성인용을 같이 쓰게 된다. 은 교수는 “소아청소년에 자가키트 사용 시 성인 보다 다소 더 좋은 민감도를 보여준 연구결과가 있긴 하지만 성인보다 민감도가 크게 높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했다.

한편 국내 허가 자가검사키트에 ‘아자이드화 소듐’이라는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어 건강에 위험하다는 글이 온라인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때 퍼지기도 했다. 실제 면봉을 담가 섞는 추출 용액에 미생물 증식과 오염을 막기 위해 해당 물질이 미량 들어있는 건 맞는다. 식약처는 허가 과정에서 일반인 대상 사용 적합성을 평가한 결과 피부에 노출된 사례는 없었고 실수로 검체 추출액이 몸에 닿거나 이를 삼키더라도 함유량이 인체에 독성을 유발할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어린이나 청소년의 경우 부주의로 안전사고의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부모의 감독이나 지도가 필요한 것이다. 검사과정에 추출액이 피부나 눈에 닿으면 즉시 다량의 물로 접촉 부위를 씻어내고 자극이 계속되면 병원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타액PCR 도입 “글쎄”

최근 방역당국이 서울시교육청과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요구로 ‘타액(침) PCR 검사’ 도입 뜻을 밝히면서 이에 대한 관심도 높다. 현재 PCR 검사는 콧속이나 코 뒤쪽 깊숙한 비인두에 면봉을 넣어 검체를 채취하는 방식이어서 통증과 불편이 따른다. 특히 아이들은 코안에 면봉을 집어넣는데 대한 공포감과 거부감이 크다.

새학기에 아이들에 대한 자가검사키트나 PCR 검사 수요가 급증하면서 보다 간편한 타액 활용 진단검사에 대한 부모들의 목소리도 커지는 상황이다. 당국은 “아직 국내 정식 허가된 타액 PCR 검사 키트가 없지만 식약처 승인을 받은 제품이 나오면 국민 편의를 위해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현재 1곳의 업체가 승인 신청한 타액 PCR 검사 시약에 대한 심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제품은 자가키트처럼 집에서 셀프 검사하는 용도가 아니고 별도 기관에 검체를 보내 PCR 장비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또 국내 여러 연구기관이 공동 개발한 가글 방식의 타액 진단검사법도 상용화를 위한 임상시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의할 것은 타액 검체를 활용한 PCR 검사의 민감도 역시 표준 PCR 검사 때보다 떨어진다는 점이다. 프랑스 국립보건원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무증상자에게 타액 검체로 PCR을 시행했을 때 민감도는 24%로 나왔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서 발표한 민감도도 29%로 낮았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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