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새해 첫 보름



오늘은 우리의 대표적 명절 중 하나인 정월대보름입니다. 대보름에는 아침 일찍 호두와 잣 은행 같은 부럼을 깹니다. 그리고 오곡밥과 묵은 나물을 먹습니다. 아홉 가지 나물 반찬에 아홉 번 먹는다고도 하지요. 대보름에 왜 이런 음식을 먹는 걸까요. 부럼깨기는 사특한 기운을 몰아내고 종기나 부스럼 같은 병에 걸리지 않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오곡밥과 묵은 나물은 겨우내 부족했던 영양소를 채워 원기를 회복하는 음식이지요. 대보름은 마음을 정갈하게 하고 몸을 든든히 해 새해 농사를 시작하는 날입니다.

성경에도 첫 보름에 먹는 특별한 음식이 나옵니다. 양고기와 누룩 없는 빵과 쓴 나물입니다.(출 12:8) 이런 음식은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구원하신 하나님의 역사를 상기시킵니다. 하나님께서 이집트의 맏이를 치실 때, 그들의 집 문설주에 양의 피를 발랐지요. 그들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급히 떠나야 했기에, 누룩 없이 빵을 구워 쓴 나물을 곁들여 먹었습니다. 성경의 새해 첫 보름은 양고기와 누룩 없는 빵과 쓴 나물을 먹으면서 하나님의 역사를 기억하는 날입니다. 새날을 시작하려면 먼저 역사를 기억해야 합니다. 과거를 잊는 것은 곧 미래를 잃는 것입니다.

서재경 목사(수원 한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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