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악을 선으로 바꾸어서



어느 농부가 노새를 몰고 가다가 그만 구덩이에 빠뜨리고 말았습니다. 구덩이가 얼마나 깊은지 도저히 노새를 꺼낼 수가 없었지요. 게다가 노새는 이미 노쇠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노새를 그냥 구덩이에 묻어주기로 했습니다. 농부는 땀을 뻘뻘 흘리며 흙을 구덩이에 퍼부었습니다. 그런데 구덩이가 다 메워질 때쯤, 노새가 불쑥 나타났습니다. 노새는 계속 쏟아지는 흙을 떨어뜨리면서 딛고 올라온 것입니다.

늙은 노새는 등을 때리며 쏟아지는 흙을 죽음의 무덤이 아니라 오히려 생명의 토대로 받았습니다. 신앙이란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요.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아픔을 겪습니다. 우리의 등줄기에 모진 고난의 흙덩이가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신앙은 우리에게 닥쳐오는 모든 고난과 환란을 오히려 생명의 은총으로 받게 합니다. 혹독한 시련을 구원의 연단으로 인내하게 합니다. 그렇습니다. 십자가는 죽음을 영원한 생명으로 만드는 능력입니다. 우리 하나님은 악을 선으로 바꾸시는 분이 아닙니까.(창 50:20) 우리는 선으로 악을 이기는 그리스도의 사람들이 아닙니까.(롬 12:21)

서재경 목사(수원 한민교회)
약력 △한신대, 한신대 신대원 △한국신학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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