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나중에 된 것으로 먼저 된 매운 맛



올해는 옥상 텃밭에 고추 모종을 심었습니다. 고추가 제법 많이 열리더니 금세 빨갛게 익어갔습니다. 저녁 식사 반찬으로 고추를 따면서 우리나라 음식문화의 역사는 길지만, 매운 음식이 나온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는 것이 기억났습니다.

원산지가 남아메리카인 고추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임진왜란 때였습니다. 김치 하면 당연히 매운 배추김치를 먼저 생각하지만, 김치에 고춧가루가 들어가기 시작한 것은 그때부터였습니다. 떡볶이 매운탕 닭볶음탕, 고추장이 들어가야 제맛인 비빔밥, 이런 음식들도 모두 고추가 들어온 뒤부터 사랑받은 음식들입니다.

고추가 들어온 뒤에야 만들어진 매콤한 음식들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이 된 것이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예수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고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될 자가 많으니라.”(마 19:30)

나중에 만들어졌지만, 대표 음식이 된 매운 음식들처럼 나중에 믿었어도 얼마든지 하나님 나라를 대표하는 믿음의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믿음의 몇 대 가정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믿음이 좀 늦었다고 기죽지 말아야 합니다. 나중에 믿었어도 얼마든지 하나님 나라의 대표주자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손석일 목사(서울 상일교회)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