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마음을 갖고 싶다면…

픽사베이




상대방의 의미 없는 말이나 행동에 상처받을 때가 있습니다. 사소한 말 한마디가 관계를 악화시키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살아가면서 상처를 안 받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상처받지 않는 방법이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같이 들리겠지만 그것은 상처받지 않기로 결단하는 것입니다. 상처를 일으키는 사건을 나와 관련 있는 문제로 받아들이고 마음이 상할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를 선택할 권리는 나 자신에게 있습니다.

어떤 일이 우리에게 상처를 주는가는 상처받는 사람에 의해 결정됩니다. ‘누군가 나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를 했다’가 아니라 ‘그 행위 때문에 나의 가치가 땅에 떨어진 것 같은 감정을 느꼈다’가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내 마음을 움직일 수가 없다”고 호소하는 이들에게 “감정에 강요당해 어쩔 수 없이 행동해야 하는 예는 없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행동은 스스로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감정이 괜찮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상처받지 않기’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내 마음의 평화를 그 사람이 흔들게 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선언해 보십시오. 그럼 그 사람의 존재는 아주 작아집니다.

현대인이 행복하지 못한 이유는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자 하는 인정욕구 때문인 듯합니다. 타인에게 인정받으려는 욕구는 분명 우리를 성장시키지만, 열등감에서 시작돼 자신을 확인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면 삶의 만족을 얻을 수 없습니다. 용기의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겠다고 결심하면 진정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반면 아들러는 기꺼이 상처받을 각오를 해야 하는 것이 인생이며 인생에 놓인 문제를 직시할 용기가 있다면 더 상처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아도 상관없다는 용기를 내보라는 것이지요. 철학자 헤겔은 ‘마음의 문을 여는 손잡이는 안쪽에만 달려 있다’고 했습니다. 더 상처받고 싶지 않다면 꽁꽁 닫아둔 마음의 문을 열고 말하십시오. 지금 내 마음이 아프다고.

그리고 긍정적인 생각을 더 많이 하십시오.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먼은 저서 ‘긍정의 심리학’에서 부정적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감사를 제안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감사하는 마음은 생활의 만족도를 높여주고 좋은 일에 대한 기억을 자주 떠올리게 해 긍정적인 감정을 되살려 준다고 합니다. 상처에서 벗어나는 방법도 이와 비슷합니다. 머릿속에 존중받았던 기억, 사랑받았던 기억이 차지하는 자리가 점점 커진다면 마음의 상처가 괴롭히는 일도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감사를 넘치게 하면 마음속 탁한 감정이 흘러넘칩니다. 좋은 생각을 더 많이 해 부정적인 생각이 흘러가게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 마음에 원망 불평 불신 낙담 좌절 절망 등이 담기면 심령은 흐려집니다. 탁해진 심령은 곧 주님을 볼 수 없는 고립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주님은 우리에게 감사를 주셨습니다. 사소한 것에 감사를 시작으로 범사에 감사함에 이르면 선한 양심이 살아나고, 선한 양심이 살아나면 상황과 사람이 재해석됩니다. 재해석, 그것은 곧 주님과의 관계회복을 의미합니다. “감사로 제사를 드리는 자가 나를 영화롭게 하나니 그의 행위를 옳게 하는 자에게 내가 하나님의 구원을 보이리라.”(시 50:23) 감사가 넘치면 혼탁해진 우리의 심령이 정결한 심령으로 회복될 것입니다.

감정은 에너지입니다. 감정은 옳고 그름이란 도덕적인 기준으로 판단하기 이전에 ‘흐르는 에너지’입니다.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흘러가도록 해야 합니다. 감정과 생각을 어딘가에 저장해 둔다면 참 자아와 창조적 자아, 진정한 나로 살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무심히 사용하는 말 중에 감정과 몸이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말들이 있습니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예를 들면 어깨가 무겁다, (질투나 긴장 등 감정으로 인해) 배가 아프다. 목에 가시다. 앞이 노랗다. 비위가 상한다. 속이 쓰리다. 뼈가 마른다. 애간장이 탄다. 속에서 불이 난다. 파랗게 겁에 질린다. 기가 막힌다. 가슴이 철렁하다. 오금이 저리다. 말이 막힌다 등이 있습니다. 이처럼 감정 따로 몸 따로가 아니라 감정과 몸은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또 욕구가 충족됐을 때와 충족되지 않았을 때 사용하는 감정의 단어가 있습니다. 기분이 좋은, 즐거운, 기쁜, 명랑한, 환호하는, 반가운, 유쾌한, 산뜻한, 홀가분한, 후련한, 상쾌한 등의 단어를 읽으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단어를 읽으면서 머릿속으로 단어가 주는 느낌을 떠올리기 때문입니다. 감정에 몸이 반응하는 것입니다. 반면 곤란한, 민망한, 창피한, 신경질이 나는, 짜증 나는, 언짢은, 불쾌한, 불만족스러운, 열 받는, 화가 나는, 속상한, 섭섭한 등의 단어들을 읽으면 마음이 답답하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계시나요. 현재의 정서를 위에 열거한 감정 단어 중 3개 이상을 사용해 문장으로 표현해 보십시오. 외면했던 자신의 감정을 돌봐주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지현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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