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박종석 (16) ‘번아웃’으로 깨달은 하나님 사랑… 교육 봉사로 갚아

박종석 엔젤식스 대표가 2019년 11월 경기도 수원 원천안디옥교회에서 장로장립 예배를 드린 뒤 가족의 축하를 받고 있다.


인생 3막에서 선택한 옵션 중 하나인 ‘번아웃’의 경험은 봉사로 연결됐다.

번아웃에서 벗어났을 당시 교회에서 하고 싶은 게 생겼다. 봉사였다. 처음 교회를 다닐 때 많은 분들의 은혜와 사랑을 받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성도들은 나를 웃는 얼굴로 대해 주셨고 기도해 주셨다. 교회 뿐 만이 아니었다. 회사 등 또 다른 나의 생활 반경에도 하나님은 내 주변을 믿는 사람들로 채워주셨다.

사랑에 빚진 자였던 나는 조금이나마 그 빚을 갚기 위해 하나님께 기도했다.

새 신자 교육을 맡으면 번아웃 시절 하나님이 알려주신 믿음의 길을 잘 설명해줄 것 같았지만 내 입으로 교육 봉사를 하겠다고 교회에 말하지는 못했다. 교회를 다닌 지 얼마 되지 않은 터라 자칫 교만으로 비춰질까 싶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내 기도에 즉각 응답하셨다. 주중 기도를 드리고 주일에 교회에 갔더니 새 신자 교육 담당 장로님이 나를 콕 찍어 새 신자 교육을 부탁했다. 나는 웃으며 승낙했고 하나님도 같이 웃으시는 듯 했다. 집사인 나는 이렇게 교회에서 교육을 담당하게 됐다.

아내와 미국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내가 장로가 되는 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교육을 받고 시험을 봐야 했다. 장로가 되면 교육 프로그램 중 요한복음도 맡아야 했다. 이미 나는 요한복음서의 매력에 빠져있었다. 다른 복음서의 주된 내용이 예수님 행적에 대한 기록이라면 요한복음은 보이지 않는 영적 가르침이 풍부했다.

요한복음의 영적 가르침을 번아웃 시절 내가 겪은 내면세계의 경험을 통해 실감나게 설명할 수 있으리라 생각됐다. 요한복음에 대한 강의와 책은 세상에 넘치게 많다. 나는 신학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성경 지식도 깊지 못했다. 다만 번아웃 시절 나의 경험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았고 성경 말씀이 가슴에 꽂히던 때였다. 나는 하나님을 알고자 했고 하나님은 생각의 힘을 허락하셨다. 묵상하고 성경을 읽으면 영적 깨달음을 주셨다.

교육은 하나님과 예수님, 나에 대한 정체성을 묻는 것으로 시작한다. 하나님 사랑을 당장 가슴으로 느끼기 어렵다면 머리로 이해하는 시간도 갖는다.

나는 사랑의 요체로 자유와 책임을 꼽는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해서 자유를 주셨고 구원의 책임을 다하시기 위해 직접 예수님으로 오셨다. 구원의 방법은 간단하다. 믿음이다. 문제는 우리가 마음대로 못하는 ‘마음으로’ 믿어야 한다는 점이다. 사탄은 끊임없이 의심으로 우리를 유혹한다. 이를 극복하고 마음으로 믿는 방법을 알려 주셨으니 바로 순종과 행함이다. 마음은 우리 마음대로 못하지만 순종과 행함은 우리 의지에 달려있다. 그러나 아무리 믿음으로 무장했어도 죄, 죽음, 두려움은 바이러스처럼 우리 주위를 맴돈다. 이를 극복하려면 회개하고 하나님에게 돌아가는 방법뿐이다.

내가 그랬다. 하나님에게 돌아가니 안아주셨다. 바로 용서하셨고 뒤끝없이 잊으셨다.(이사야 43:25) 비로소 세상이 줄 수 없는 평강이 찾아왔다. 감사가 넘치고 세상에 나아가 하나님이 주신 소명에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됐다. 드디어 나는 거듭나게 됐고 하나님과 동행하게 됐다.

정리=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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