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별 ‘교회 캠프’로 강한 영성·학업 의지 갖게 한다

이강우(가운데) 서울 좋은나무교회목사가 2019년 청년사역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했다가 맨해튼을 배경으로 장로들과 사진을 촬영했다.




우리 앞에 나타난 결과물에는 반드시 배경이 있다. 뿌리 없는 나무가 없으며 기초 없는 건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세대잇기가 온전하게 되려면 먼저 교회가 준비돼야 한다. 아이들만 열심히 가르쳐서 될 일이 아니다. 교회가 준비된다는 말은 먼저 목회자가 준비돼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당회가, 구역장(리더)이, 장년 성도들이 준비돼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어른들이 여전히 어린아이처럼 우유를 먹는 상태, 유약하고 연약해서 늘 격려받고 지내는 상태에 머문다면 세대잇기는 사실상 힘들다.

세대잇기의 핵심내용은 처치십이다. 처치십을 갖춘 성도 중 디사이플십, 즉 제자들이 세워져야 그들이 구역장(리더)과 같은 위치를 감당할 수 있다. 그리고 목회자는 성인 목회의 부담에서 벗어난다.

이사와 심방, 상담, 돌잔치, 병문안, 결혼 주례, 장례예배 인도 등을 목회자가 모두 주관한다면 어떻게 될까. 게다가 예배와 설교준비, 기도, 양육과 훈련, 전도, 선교 등을 위해 시간을 나눠 사용해야 한다.

결국 세대잇기를 위한 시간을 내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대개 교육은 교육담당 부목사와 전도사를 세워 위임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목회자는 출석이나 커리큘럼 정도밖에 관심을 가질 수 없게 된다. 이렇게 하다 보니 자녀교육이 온전하게 이뤄지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성도들의 자녀마저 교회를 떠난다. 이게 한국교회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먼저 어른들이 제자가 돼야 한다. 처치십과 디사이플십이 견고히 세워져야 한다. 좋은나무교회는 ‘교회됨의 40일’이라는 과정을 통해 매년 40일간 교회가 무엇인지 철저하게 훈련한다. 스스로 교회의 몸이 돼 살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담임목사와 부교역자는 장년 사역에서 자유로워진다. 교역자들이 장년 사역에 할애하는 시간은 5%가량 된다. 여기서 5%도 자녀를 세우기 위한 부모 상담의 시간이다.

그 외의 모든 시간은 아이 하나를 어떻게 세울 것인지, 성경적 지도를 어떻게 할 것인지 치밀하게 의논하는 데 사용한다. 이렇게 집중적인 세대잇기 사역을 5~6년 하면 아이들 가운데 리더가 세워진다.

그 리더 아이가 후배들을 가르치도록 독려하면 세대잇기 사역은 꽃을 피운다. 성경의 복은 순환과 번성의 반복이다. 그 순환과 번성의 복은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며 세우는 과정에서 활짝 꽃피운다.

그렇다면 세대잇기 사역이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담임목사가 직접 나서서 교회 아이에게 깊은 관심을 두고 한 명 한 명에 대해 관여하고 가르쳐야 한다. 교회가 너무 크면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성도수가 500명 이하인 교회는 이 방법이 적합하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내용은 학령 전 아동, 초등학생, 중고등 학생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학령 전의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 모여 처치 페어런팅(Church parenting)이라는 교회 공동육아 개념이다.

아이들은 교회 내에서 놀고 자란다. 교회에 머물며 교회중심으로 살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매개체가 있지만, 좋은나무교회에선 영어와 독서를 중심으로 아이와 엄마의 공동양육을 하도록 장려한다.

초등학생이 참여하는 주말캠프에서는 아이들이 교회가 돼 살게 하는 기초역량을 키운다. 주말엔 집중적으로 모아놓고 가르친다. 교회에서 아이들이 서로 부대끼며 지내는 가운데 인성이 형성되고 다듬어진다.

토요일에는 2~3시간 아이들과 함께 운동하며 월 1회 이상 아웃리치를 간다. 기초역량을 키우기 위해 필독서라고 부르는 책을 읽힌다. ‘하이디’ ‘톰 소여의 모험’과 같은 쉬운 책을 원본으로 읽히고, ‘전쟁과 평화’ ‘폭풍의 언덕’처럼 어렵고 긴 책은 거듭 읽게 한다. 플라톤의 ‘국가’나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과 같은 어려운 책은 네 번 정도 반복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쉬운 책부터 읽기 시작해서 중학교 2학년 때까지 반복해서 읽는다.

중고등학생이 소속된 C캠프(처치십캠프)에선 세 명이 한 팀이 되는 트리니티 쉐어링(TS)을 한다. 이걸 통해 교회가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피부로 느끼게 된다. TS를 구성해 서로 갈등하는 과정에서 교회가 무엇인지, 지도자가 무엇인지를 배운다.

C캠프의 아이들은 산을 오르거나 장거리를 트래킹하며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겪는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지도자를 따르는 방법을 사실적으로 배운다. 동료들과 깊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물론이다. 아웃리치는 선배가 후배를 인솔하며 가르치는 과정이다.

한국교회는 다음세대가 교회 안에서 현실에 뿌리내리는 강한 영성을 갖도록 훈련해야 한다. 성경적 가르침으로 삶의 자리에서 탁월하게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야 한다. 좋은나무교회가 학년별로 캠프를 여는 것도 이런 목적 때문이다.

이렇게 세대잇기를 체계적으로 할 때 아이들이 교회를 떠나지 않고 뿌리를 내린다. 그리고 사회를 책임지는 분명한 예수님의 제자로 성장한다.

이강우 좋은나무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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