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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장 한국소비자에 독일까 득일까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 이후 국내 이커머스 시장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16일 서울 서초구 한 주차장에 주차된 쿠팡의 배송 차량. 연합뉴스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에 성공하는 것이 우리나라 소비자에게는 득일까, 독일까.

쿠팡은 그동안 ‘고객 중심 경영’을 기업 가치로 내세우고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를 펼쳐왔다. 물류와 배송에 과감히 투자하면서 1480만 회원을 모았다. 하지만 동시에 적자 4조5000억원도 함께 쌓았다. 수년간 수익성을 담보하지 못했던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쿠팡이 상장 이후에도 지금처럼 이어갈 수 있을 것인지는 안갯속에 놓여 있다. 쿠팡이 우리나라 이커머스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된 데는 ‘로켓배송’이 가장 크게 기여했다. 새벽배송과 당일배송을 보장하는 로켓배송은 월 2900원만 내면 배송비까지 무료로 제공해주는 ‘로켓와우’ 멤버십 서비스와 만나면서 효과를 냈다. 로켓와우 회원 수만 5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쿠팡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S1)에 따르면 로켓배송은 쿠팡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고 자평하고 있다. 로켓배송은 쿠팡이 물류와 배송 업무를 직접 관장하기 때문에 가능한 시스템이다. 물류와 배송은 노동집약적인 서비스다. IT 시스템을 도입하더라도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는 완성되지 않는다. 인건비 부담이 상당하다는 의미다.

지금까지는 쿠팡의 인건비 부담이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되는 상황이 빚어지지 않았다. 현재는 로켓와우 회원이라면 3000원짜리 물건을 사도 로켓배송의 경우 배송비가 무료다. 경쟁이 치열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흑자를 내는 기업이 거의 없을 정도로 출혈 경쟁을 펼치고 있고, 쿠팡 또한 이 경쟁에 합류한 상태다.

하지만 쿠팡이 ‘상장사’가 되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쿠팡이 상장사가 된 만큼 이익을 내는 사업을 해야 하는데, 지금처럼 인적 자원과 인프라 투자를 이어가면서는 주주들에게 ‘수익성장성’을 담보하기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사가 주주의 이익을 무시하고 투자를 이어나가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이제는 ‘투자금 회수’에 대한 압박을 받게 된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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