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문화라] 시간 부자로 살아가기



대학원 졸업을 위해 논문을 쓰기 시작한 건 큰 애가 세 살 때부터였다. 선배들은 아예 엄마 얼굴을 모르는 신생아 때 논문을 쓰던가 아니면 아이가 큰 다음에 쓰는 게 좋다고 조언을 해주곤 했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당시에 내게 남아있던 시간은 2년밖에 없었다. 아이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맞바꾸었다고 생각하니 조금의 시간도 허투루 보낼 수가 없었다. 극도로 시간 부족에 시달리던 그때, 내게 주어진 시간을 늘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고민하며 지냈던 기억이 난다.

현대인들은 대부분 시간에 쫓긴다. 시간과 관련하여 가장 흔히 하는 말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수명도 길어지고 여유시간도 늘어났는데 왜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걸까. ‘안녕하세요 시간입니다’의 저자 슈테판 클라인은 우리가 시간이 없을 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통제할 수 없다고 느낄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심리적으로 느끼는 시간은 상대적이다. 신경을 많이 쓰면 시간이 길게 느껴지고 반대의 경우는 순식간에 지나간다.

어제 달력을 보다가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니 정신이 번쩍 났다. 그래서 남은 시간 동안 시간 부자로 살아가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먼저 어떤 시간에 일의 효율성이 높은지를 파악하고 그 시간에는 다른 일에 주의를 빼앗겨서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지 않도록 신경을 쓰기로 했다. 매일 해야 하는 하루의 일과는 힘을 덜 들이고 할 수 있도록 규칙적으로 한다. 물론 하루의 일과 중에는 하기 싫은 일들도 참 많다. 이를 마지막까지 미루었다가 하니 더 힘들었다. 그래서 미루지 않고 하려고 노력한다. 해야 하는 일은 매일 반복적으로 하는 일 뒤에 붙여 습관을 만들어 보라는 조언을 들은 후에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그중 하나는 아침에 머리를 말린 후 그 자리에서 10분간 독서를 하는 습관이다. 10분의 시간이 길지 않지만 생각보다 할 수 있는 게 참 많다는 걸 느끼게 되니 작은 시간도 의미 있게 쓰고 싶어졌다. 지나가는 시간을 붙잡을 수는 없지만 시간을 아껴 쓸 수는 있으니 말이다.

문화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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