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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관련 흥미로운 정보 있다”… 北·美 재협상 가능성 띄운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팔장을 낀 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쪽으로 몸을 기울여 귓속말을 듣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에 대한 매우 흥미로운 정보가 있다. 뭔가가 일어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 스웨덴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 결렬 이후 처음으로 북한에 대한 우호적인 발언을 내놓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갑작스러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북·미가 물밑접촉을 통해 비핵화 협상에서 진전을 이룬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관측이 제기된다. 다음 달 초쯤 북·미 간 실무협상 재개가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미 외교 당국은 빠른 시일 내에 실무협상 재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각료회의 도중 기자들의 질문에 “북한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몇몇 정보가 있다”며 “어느 시점에 ‘중요한 재건(a major rebuild)’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를 좋아하고, 그도 나를 좋아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북·미 실무협상이 빈손으로 끝난 뒤 북한 문제에 관해 침묵을 이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언급한 ‘흥미로운 정보’는 물밑에서 활발하게 양측의 접촉이 이뤄진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북·미는 ‘뉴욕 채널’을 포함한 여러 경로로 물밑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후 스웨덴 정부가 제안한 ‘2주 뒤 협상 재개’ 제안이 이미 물 건너갔고, 북·미 간 구체적인 실무협상 일정 조율은 없는 상황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중요한 재건’ 발언은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이행할 경우 제재 해제를 비롯해 경제적 보상을 적극 제공하겠다는 유화적 메시지로도 풀이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북한과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면서 “누가 알겠느냐”고 말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결렬된다면 미국이 대북 군사적 옵션을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지난 2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한 북한을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레드라인’을 넘어선 안 된다는 점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 외교 당국은 빠른 시일 내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돼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앞서 북·미 실무협상팀은 지난 5일 스톡홀름에서 만나 8시간30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협상 카드를 놓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했다. 당시 미국은 지난해 6·12 싱가포르 공동선언에 명시된 북·미 관계 개선 방안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생존권’과 ‘발전권’을 강조하며 체제 안전보장뿐 아니라 대북 제재 해제까지 동시에 원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22일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북한과의 협상 의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북한의 전향적 비핵화 조치에 따라 정상회담도 가능하다는 점을 내비친 것”이라며 “그러나 압박도 분명하게 해 미국이 북한에 양보하거나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조남훈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향후 실무협상이 잘 되면 실현될 수 있는 것들을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 같다”며 “북·미 모두 협상안을 정비해 이르면 다음 달 초에는 실무협상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지난 2월 하노이 ‘노딜’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에 두세 번 충분한 실무협상 후 정상회담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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