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문화라] 책을 추천해드립니다



얼마 전 수업 준비를 위해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었을 때의 일이다. 도서관 문이 열리더니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학교지킴이 한 분이 들어왔다. 서가 앞에서 책들을 보며 잠시 서성이더니 내 쪽으로 와서 말을 걸었다. 책을 읽고 싶은데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모르겠으니 혹시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해줄 수 있는지를 물었다. 잠시 당황했지만 어떤 책을 읽고 싶은지, 어떤 책을 좋아하셨는지를 여쭤보았다. 어렵지 않으면서 감동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을 듣고 곰곰이 생각하다 박완서 작가님의 소설을 소개해드렸다. 재미없다고 하면 어떡하지 속으로 걱정이 되었다. 며칠 후 책을 반납하러 온 그분과 다시 마주쳤다.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고 말씀하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에게 책을 추천해주는 일은 쉽지 않다. 마치 그 사람이 좋아할 만한 친구를 소개해주는 일과 비슷하다. 취향을 알아도 쉽지 않고, 모르면 더욱 어려운 일이다. 몇 년 전부터 매달 읽은 책 중에 좋았던 책을 추천하는 글을 써오고 있다. 글을 쓰기 전, 항상 이 책은 정말 추천할 만한가 심사숙고를 한다. 추천할 때의 기준은 나에게 ‘좋았던’ 책이다. ‘좋다’라는 개념은 상대적이라서 나에게는 좋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좋지 않을 수도 있다. 되도록 다수의 사람이 좋았다고 추천한 책을 고르려고 하지만 한계도 느낀다. 문학을 추천할 때는 더 조심스럽다. 취향 차이가 크고 호불호가 있는 작품들도 많다. 신뢰할 수 있는 책 추천자가 되고 싶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책을 추천해 주는 공간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실천에 옮기지는 못했다. 많은 책들이 출간이 되니 어떤 책을 먼저 읽을지, 광고에 현혹되지 않고 좋은 책을 고르고 싶은 분들도 많을 것이다.

반면 누군가로부터 책 추천을 받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좋아하는 작가들의 추천 책을 찾아 읽을 때도 있고, 주변으로부터 추천을 받는 일도 흔하다. 책을 읽다 보면 책 속의 추천 책들도 있는데 이를 연결해서 읽는 재미는 쏠쏠하다. 개인적으로 추천해 준 책은 더욱 소중하다. 신뢰할 만한 책 추천자가 되고 싶어 오늘도 책을 읽는다.

문화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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