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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철 “무관중 남북 축구 무거운 책임감… 北에 실망” 진땀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 15일 평양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남북 축구경기가 무중계·무관중으로 진행된 데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깜깜이 평양 원정’을 마치고 입국한 17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무관중·무중계 경기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김 장관은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고개를 숙였고, 야당 의원들의 계속된 질책에 “(북한의 태도가) 매우 실망스럽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김 장관은 지난 15일 평양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남북 축구경기가 무관중 속에 치러지고, 중계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과 관련해 “통일부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끼며 (국민들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북한의 의도를 묻는 질문에 “중계권료와 입장권 수익을 포기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 관계의 소강 국면이 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하노이 노딜’로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북한이 비협조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의미다.

김 장관의 사과와 설명에도 야당의 공세는 계속됐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태도를 비판해야 하는 것 아니냐. 대단히 실망했다 정도는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다그치자 김 장관은 그제야 “(북한의 태도에) 매우 실망했다”고 대답했다. 김 장관은 다만 “(북한이 우리 측) 응원단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 나름대로 공정성의 조치를 취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당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공포심을 느꼈던 것 같은데, 그 정도였다면 우리 선수를 보내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이명박정부가 북한의 2010년 천안함 폭침을 계기로 취한 5·24 조치의 완화 및 해제 가능성도 언급했다. 김 장관은 ‘5·24 조치 해제 논의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박정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조건과 환경에 맞게 (완화 혹은 해제를) 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5·24 조치는 이미 이명박정부에서도 유연화 조치를 취했다”며 “박근혜정부에서도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경우 예외조치로 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5·24 조치는 우리의 독자적 대북 제재로 ‘개성공단 제외 남북 교역 중단’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 불허’ ‘개성공단·금강산 제외 방북 불허’ ‘대북 신규 투자 불허’ ‘인도적 지원 제외 대북 지원 사업 보류’ 등이 주요 내용이다.

금상산 관광 재개 문제와 관련해 김 장관은 “(지금도) 개별 관광은 제재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 얼마든지 검토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결렬 이유와 향후 전망도 다뤄졌다. 김 장관은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결과·평가 전망 등을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북한과 미국이) 싱가포르 합의사항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데 공감대가 있다”면서도 “양측이 교환 방식에 대해서는 차이가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북한도 연내라는 협상 시한을 강조했고, 미국도 실무협상 의지가 높아 차이를 좁히기 위해 후속적인 노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김 장관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 및 확산을 막기 위한 남북 간 협력이 진행되지 않는 것에 대한 답답함도 토로했다. 그는 “방역 협력을 위해 계속 통지문을 보내지만 반응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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