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문화라]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는 동네친구라는 동아리 플랫폼이 있다. 동아리 플랫폼이란 비슷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자율적으로 소규모 동아리들을 만들어 지식도 쌓고, 관심도 공유하며 교류를 해나가는 취미 모임 공동체이다. 동아리는 학교에 다닐 때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런 동아리 모임이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게 신기해서 참여하게 되었다. 올해로 3년째인 이 모임은 영어 원서를 읽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시작하였다고 한다. 이후 회원이 증가하면서 다양한 동아리들이 만들어지게 되었는데 지금은 그림책이나 여러 분야의 책을 읽는 모임도 있고 함께 음악을 듣거나 그림을 그리는 모임도 있다. 나는 그중에서 독서 모임과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처음 가입했을 때 회원들의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진행 방식을 보고 인상 깊었다. 정해진 한 사람만이 리더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참여자 한 명 한 명이 운영자 마인드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게 신기했다.

요즘은 나 홀로의 시대이다. 혼족, 혼술, 홀로 여행의 시대에 이처럼 정반대의 흐름도 공존한다. 이전에는 몰랐는데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독서 모임의 경우 연결의 매개체는 책이다. 사람들이 책을 점점 더 읽지 않는다고, 책이 팔리지 않는다고 하는 요즘 시대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책을 읽고 느낌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새로운 발견이었다. 이미지 중심의 정보를 빠르게 훑어보는 시대에, 읽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책 모임이라니 다소 의아할 만도 하다. 취미 공동체의 매력은 무엇일까. 서로의 연결을 가능하게 해주고 확장을 넓혀주는 건 온라인 소통이 가능해서이다. 내가 인상 깊게 읽은 책 제목의 해시태그 하나만 눌러도 나를 보다 넓은 세상으로 데려가준다. 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끼리의 대화는 유익하고 즐겁다. 원한다면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넘어서서의 연결도 가능하다. 이와 같은 ‘느슨하지만 끈끈한’ 관계의 매력 때문에 사람들은 자발적인 선택을 늘려나가는 게 아닐까. 이제 다양한 방식의 사회적 관계가 가능한 시대이다. 외롭다고 느낀다면, 나와 취미를 같이하는 사람들을 찾아 나서보면 어떨까.

문화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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