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문화라] 아이를 찾습니다



아이들이 일곱 살 때, 대형 쇼핑몰에 갔을 때의 일이다. 정문 앞에 장난감을 파는 자동판매기가 있었는데 아이들이 그곳을 그냥 지나칠 리 없었다. 몇 개를 뽑은 다음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8층 매장으로 올라갔다. 매장에서 계산하려는 순간 돌아보니 쌍둥이 중 형이 보이지 않았다. 일행이 일곱 명이었는데 누구도 아이를 본 사람이 없었다. 처음에는 근처에 있으려니 생각하고 매장 주변을 찾아보았는데 아무리 찾아도 아이가 없었다. 마음이 다급해졌다. 매장 직원에게 안내 방송을 해줄 수 있느냐고 물어보니 그런 시설은 없다고 말한다. 그러는 와중에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30여분이 지나자 갑자기 절망감과 두려움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이러다가 아이를 못 찾으면 어떡하지 앞이 캄캄해져 왔다. 직원들과 함께 아이를 찾으러 분주하게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1시간 후 3층의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아이를 찾았다. 아이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까지 내려갔었다. 아마도 아까 올라오기 전에 건물 바깥에 있던 자동판매기가 생각이 나서 이걸 해보려고 내려가기 시작했는데 3층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혼자라는 생각에 무서워졌던 것 같다. 울기 시작하니 어떤 분이 인포메이션 센터에 데려다줬다고 한다. 아이의 얼굴을 보는데 눈물이 났다. 야단을 치거나 하진 않았다. 찾았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해서였다. 아이는 무언가에 몰입하게 되면 앞뒤 가리지 않고 하는 경향이 있는 편이었다.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간담이 서늘하다.

지난 25일은 실종아동의 날이었다. 아동 실종신고 접수는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한다. 아이를 잃은 분들의 아픔과 고통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아이를 잃었던 잠깐의 경험만으로도 괴로웠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에 다닌 후에는 등하교 알림문자 서비스를 이용한다. 최근에 앱을 통해 지문사전등록이 가능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지문사전등록은 실종을 방지하고 신속한 발견을 위해 지문과 사진 등을 사전 등록하는 제도다. 아동 인권침해라는 지적도 있지만 정확한 의사표현을 하기 힘든 어린아이들의 경우에는 좋은 제도이지 않을까 싶다. 아이를 찾은 순간의 감사함은 무엇에도 비교할 수가 없었다.

문화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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