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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걸린 트럼프 재선 캠프, 러스트벨트에서 바이든에 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펜실베이니아주 몬투어스빌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주먹을 들어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잊지 마라. 조 바이든은 펜실베이니아를 버렸다”고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어린 시절 고향 펜실베이니아주를 떠나 델라웨어주에서 30여년간 상원의원을 지냈다. 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캠프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17개주를 대상으로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장지대)의 대표적 3개 주인 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미시간주에서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캠프는 이들 3개 주 사수를 2020년 대선 전략의 핵심 중 하나로 정했다고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20일 보도했다.

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미시간주는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1% 미만의 득표율로 신승을 거둔 지역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미시간주에서 47.5%의 득표율을 얻어 47.23%을 기록한 클린턴 후보에게 0.23% 차의 힘겨운 승리를 얻었다. 그야말로 간신히 이긴 지역들이다.

하지만 대표적인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인 이들 3개 주의 여론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2018년 중간선거에서 이들 3개 주 주지사를 민주당이 싹쓸이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에겐 불길한 징조다.

잠재적 경쟁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은 대선 출마선언 이후 첫 유세지로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를 선택할 만큼 펜실베이니아주 공들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몬투어스빌을 찾아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은 맞불 대응 성격이 강하다. 트럼프 캠프 측은 바이든이 지난달 25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발생한 ‘컨벤션 효과’가 가시면 바이든의 지지율이 꺾일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초조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바이든의 지지율이 바람을 타는 이들 3개 경합주에서 탄탄한데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러스트벨트의 공장 노동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6월 중순 경합주에서 2020년 대선운동 공식 출정식을 열 계획이라고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출정식을 다음 달 16일 열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6월 16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4년 전 뉴욕에서 2016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날이다. 승리를 안겨준 행운의 날인 셈이다.

그러나 올해 6월 16일은 미국 ‘아버지의 날’(6월 셋째 일요일)이라 출정식이 열리지 않을 수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이에 따라 ‘성조기의 날’인 6월 14일이 차선책으로 고려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출정식이 성조기로 뒤덮일 수 있기 때문이다.

출정식 장소로는 러스트벨트 3개 주와 함께 오하이오주와 플로리다주 등 접전지가 고려되고 있다. 이 중에서 플로리다주가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레이스의 개막을 알리는 1차 TV토론이 6월 26~27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개최되는 것을 감안한 포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에서 출정식을 먼저 열어 민주당 TV토론 김빼기를 시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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