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문화라] 통증에 민감하다는 것



낮에 아이의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아이가 목과 귀가 아파서 힘들어 하니 조퇴를 시키려 한다고 말씀하셨다. 급한 마음에 병원에 가보니 편도염이었다. 편도의 염증 치료를 하고 돌아왔는데 아이는 밤새 목이 아프다며 고통을 계속 호소한다. 아이의 앓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마음이 힘들다. 면역력이 떨어질 때 사람마다 제일 약한 부분이 먼저 아프다고 하는데 나와 아이들은 목이 취약한 편이다. 그래서 인후염과 편도염에 자주 걸린다. 나는 아들 쌍둥이를 키우고 있다. 쌍둥이 아이들을 돌보면서 제일 힘들 때는 아이들이 아픈 경우다. 한 아이가 아프고 이제 낫는가 싶으면 연달아 다른 아이가 아파서 일주일씩 병간호가 이어졌다. 아이들이 다 나을 때쯤이면 마지막엔 내가 아팠다. 작년 독감에 걸렸을 때도 비슷한 순서로 3주가 지나서야 끝이 났다. 그나마 다행인 일은 이제는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커서 연달아 아픈 경우는 많지 않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아이들이 워낙 자주 아프고, 통증에 예민한 편이라서 힘들었던 순간이 많았다. 병원에 가서 잘 참는 다른 아이들을 보면 저렇게 잘 참아주면 좋으련만 하는 생각도 했었다. 그러다가 문득 통증에 민감하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생존에는 더 유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픔을 잘 참거나 덜 느끼는 사람보다는 통증에 예민한 사람이 자신의 몸을 잘 돌보게 마련이다. 나 역시 아이들에게 평소에도 몸에 신경을 기울이라고 말을 하는 편이다. 각자 자기 몸을 소중하게 여기고, 평소에도 관리를 잘하라고 덧붙인다. 건강할 때는 자신의 몸에 대해 자각하지 못하고 지나갈 때가 많다.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고를 전환해서 생각해보니, 아픔에 민감한 아이들에 대해 힘들다고만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다는 생각을 새삼 해보게 되었다. 통증에 대해서도 ‘몸이 우리에게 보내는 신호이니 이에 대해서도 적절하게 반응하는 연습이 필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래도 아이가 빨리 나았으면 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내일은 툭툭 털고 일어나 건강한 몸으로 등교하기를 기대해 본다.

문화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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