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년 초 김정은 만날 것”… 대화 기조 재확인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내년 초 어느 시점에(sometime early next year)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하원을 빼앗기는 상황을 맞았지만 북·미 대화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그러나 북·미 사이에 먹구름이 낀 것은 분명해 보인다. 8일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회담이 7일 0시쯤 전격 무산된 것이 단적인 예다.

미국 언론들은 북·미가 제재 완화와 북한 핵시설 사찰 문제로 갈등을 빚다가 북한이 전격적으로 북·미 고위급 회담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여전히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의 대응 조치를 촉구했다. 그는 “나는 (대북) 제재들을 해제하고 싶다”면서 “그러나 그들(북한)이 호응해야 한다. 이것은 쌍방향”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전혀 서두르지 않는다(we are not in any rush at all)”고 강조했다. 그는 표현을 조금씩 바꿔가면서 “서두르지 않겠다”는 말을 7번이나 했다. 성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장기전 전략을 거듭 천명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는 유지되고 있다”는 표현도 4차례나 썼다.

트럼프 대통령과 국무부는 북·미 고위급 회담이 취소된 게 아니라 일정 문제로 연기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별 일 아니라며 북·미 갈등설 진화에 나선 것이다. 그리고는 낙관론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다른 날짜에 만날 계획”이라며 “북·미 고위급 회담 일정은 다시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부의 로버트 팔라디노 부대변인도 “일정은 항상 바뀐다”며 “북·미 고위급 회담은 순전히 일정을 다시 잡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의 시각은 다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이 회담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연기가 아니라 취소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WSJ은 “회담 취소는 북한이 제재 완화를 얻어내기 위해 미국을 압박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CNN방송은 북·미가 핵 사찰과 제재 완화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다가 회담이 무산됐다고 전했다. 북·미 대화 회의론은 더욱 확산됐다. 뉴욕타임스는 “북·미 대화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으로 정점을 맞은 이후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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