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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역행하는 청년을 기다립니다”

한국기독연구원 느헤미야의 배덕만 교수가 지난 16일 경기도 안성 너리굴 문화마을 내 한 커피숍에서 이 시대 기독 청년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옛날 사람이 옛날 얘기하는 것 같지만 지금의 젊은 세대는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부터 다시 출발해야 한다.”

한국기독연구원 느헤미야의 배덕만 교수가 청년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결코 달달하지 않았다. 오히려 촌철살인(寸鐵殺人)에 가까웠다. 그는 “우리가 기독교인이라는 정체성을 갖게 되는 건 하나님과의 만남을 통해서”라며 “그러나 지금의 기독 청년들은 이 부분에 있어 구멍이 나 있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연구원이 방학에 들어가면 어김없이 전국을 돌며 젊은이들을 만난다. 올해도 두 달의 방학이 교회 청년부 수련회 등의 일정으로 꽉 차 있다. 지난 16일 배 교수를 만났을 때 그는 영암교회 청년부 수련회 주 강사로 경기도 안성에 있었다. 방학 때마다 청년들을 만나는 이유를 물었다. 그는 “기독 청년들이 멍하게 앉아 종교적 소비만 하지 않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했다.

배 교수는 청년들을 만날 때마다 기독교인의 정체성을 강조한다. 배 교수는 “오늘날 기독청년 대부분은 대를 이어 기독교인이 된 이들”이라며 “태어나면서부터 기독교인이라 기독교 문화에는 굉장히 익숙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하나님과의 인격적 만남은 부족한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느헤미야에서 교회사를 가르치는 배 교수는 지금 기독 청년들의 모습에서 중세시대 기독교인의 모습이 보인다고도 했다. 중세시대 유럽 국가들은 기독교가 국교였다. 태어나면서부터 교인이었기에 이들에게 하나님을 경험했느냐는 중요한 게 아니었다.

배 교수는 500년 전 종교개혁이 지금도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봤다. 그는 “루터의 종교개혁 후 ‘교황이 아니라 성경’이라는 시대가 열렸듯이 하나님 없이 다양한 수식어로 불리는 오늘날 기독교도 성경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기독 청년들이 교회만 다니는 기독교인이 아니라 삶에서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가 되길 바랐다. 기독교인이라는 정체성은 여기서 나온다고 했다. 수많은 집회나 강의 현장에서 그가 기독교인들의 사회 참여를 독려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배 교수는 “자연 생태계는 사자가 어린 양을 잡아먹지만 하나님 나라가 도래하면 사자가 풀을 뜯어 먹고 어린 양과 뛰어논다”며 “사자가 돼 어린 양을 잡아먹으라고 말하는 시대에 하나님의 것을 추구하는 기독 청년들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이날 오후 집회에서도 같은 얘길 청년들에게 들려줄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일어나진 않겠지만 (그중 누군가가) 일어난다면 하나님이 그들을 들어서 어떤 일을 하실지 상상할 수 없다”며 “오병이어의 기적은 5000명 중 1명을 통해 이뤄졌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5000명이 배고파 있을 때 한 아이가 오병이어를 바치기 전까지 예수님은 아무 일도 안 하셨다.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는 걸 우리 모두 잘 안다”며 “누군가 자기의 것을 내려놨을 때 예수님께서 5000명을 먹이셨다”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배 교수의 전화벨이 울렸다. 한 청년의 상담 요청이었다. 자리를 정리하며 일어서는 배 교수가 말했다. “제가 (청년들을 찾아) 돌아다니는 이유도 그 아이처럼 5000명 중 1명이 나오길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이 시대를 역행하는 청년이 나오길 바랍니다.”

안성=글·사진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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