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컨슈머리포트-젤 타입 자외선차단제] 중저가 ‘네이처리퍼블릭’ 평가단 사로잡다







아직 5월이지만 벌써 초여름 날씨다. 요즘 일기예보에서 자주 언급되는 것이 강한 자외선과 미세먼지에 대한 대비다. 피부 노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자외선은 한여름이 되면서 점차 강해질 것이다. 여름철 필수품으로 꼽히는 자외선차단제, 최근에는 다양한 제형과 기능의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여름철에는 시원하고 가볍게 발리는 젤 타입이 특히 인기다. 어떤 브랜드의 젤 타입 자외선차단제 제품이 좋은지 국민 컨슈머리포트가 비교, 평가해봤다. 국민 컨슈머리포트에선 앞서 크림제형과 스틱형, 남성용 자외선차단제를 평가했다.

유통경로별 베스트 제품 평가

소비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젤 타입 자외선차단제를 비교, 평가하기 위해 유통경로별로 베스트셀러 제품을 알아봤다. 백화점과 헬스&뷰티 스토어(올리브영), 온라인마켓(SK 플래닛 오픈마켓 11번가)에서 지난 1∼14일 매출 기준 베스트 제품(표 참조)을 추천받았다.

유통경로별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을 우선 골랐다. 백화점의 빌리프 ‘UV 프로텍터 데일리 선스크린 젤’(50㎖·3만7000원), 올리브영의 아넷사 ‘퍼펙트 UV 선스크린 스킨케어 젤’(90g·2만8000원), 11번가의 네이처리퍼블릭 ‘캘리포니아 알로에 아쿠아 선젤’(60㎖·1만2600원)을 평가하기로 했다. 이어 베스트셀러 중 최고가인 랑콤 ‘UV 엑스퍼트 유스 쉴드 아쿠아 젤’(50㎖·7만8000원)을 추가했다. 최저가 제품은 해피바스 ‘아쿠아 모이스춰 선젤’(75㎖·5900원)이지만 현재 생산 중단된 제품이어서 제외했다. 대신 그다음으로 저렴한 센카 ‘퍼펙트 UV 젤’(80g·1만2800원)을 평가대상에 넣었다. 가격은 지난 14일 추천 유통경로별 판매가 기준이다.

청량감, 흡수력, 보습력 등 7개 항목 상대평가

젤 타입 자외선차단제 평가는 고진영 에브뉴준오 원장, 김정숙 장안대 뷰티케어과 교수, 윤혜정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 최윤정 ‘생활 미용-그동안 화장품을 너무 많이 발랐어’(에프북) 저자(이상 가나다 순)가 맡았다.

제품의 브랜드가 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기 위해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했다. 5개 브랜드의 자외선차단제를 일회용 용기에 담아 지난 17일 평가자들에게 보냈다. 평가는 발림성, 청량감, 흡수력, 보습력, 백탁현상, 끈적임, 메이크업과의 어울림을 기준으로 했다. 자외선차단제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지속성은 제품에 표기된 지수를 기준으로 했다. 자외선 A를 차단하는 시간을 표시하는 SPF 지수는 5개 제품 모두 50+ 이상이었다. 자외선 B를 차단하는 PA 지수는 4개 제품이 ++++이고 1개 제품은 ++였다. ++도 여름 일상생활에서는 문제가 없는 수준이어서 지속성(지수)에 대한 평가는 생략했다. 7개 항목별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1차 종합평가를 했다. 이어 제품 성분을 알려주고 이에 대해 평가한 다음 가격을 공개하고 최종평가를 실시했다. 모든 평가는 가장 좋은 제품에는 5점, 상대적으로 가장 떨어지는 제품에는 1점을 주는 상대평가로 진행했다.

중저가 제품 ‘우수!’

젤 타입 자외선차단제 평가에선 중저가 브랜드 제품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가성비 때문이 아니다. 가격을 공개하지 않은 1차 종합평가 때부터 중저가 브랜드 제품이 1, 2위를 했다.

1위는 국산 로드숍 브랜드 네이처리퍼블릭의 ‘캘리포니아 알로에 아쿠아 선젤’(SPF 50+, PA++++/210원·이하 ㎖당 가격). 최종 평점은 5점 만점(이하 동일)에 4.2점. 보습력(2.3점)은 떨어지는 편이었고, 끈적이는 정도(2.3점)는 가장 심했다. 하지만 발림성(4.0점)은 가장 좋았고 백탁현상(4.2점)은 제일 작았다. 또 메이크업과의 어울림(4.0점)과 청량감(3.5점)도 좋은 편이었던 이 제품은 1차 종합평가(3.2점)에서 2위를 했다. 성분평가(4.4점)에서 최고점을 받으면서 상승세를 탔다. 파라벤류가 없다는 점과 병풀·어성초·노니 추출물 등 트러블성 피부 진정에 도움을 주는 성분이 함유된 점이 장점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향료나 페녹시에탄올은 문제 성분으로 지적받았다. 이번 평가대상 중 두 번째로 저렴했던 이 제품은 최종평가에서 1위로 올라섰다. 김정숙 교수는 “부드럽게 흡수되며 바른 뒤 촉촉함이 느껴질 뿐만 아니라 은은한 알로에 향이 청량감을 더해주고 파운데이션을 발라도 밀리지 않아 좋았다”고 평가했다. 단, 끈적임이 남고 광이 나는 것은 아쉬웠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2위는 일본 브랜드인 센카의 ‘퍼펙트 UV 젤’(SPF 50+, PA++++/160원). 최종 평점은 3.5점. 보습력(2.0점)은 가장 떨어졌지만 나머지 6개 항목에서는 최고점을 받았다. 특히 흡수력 항목에선 평가자 전원에게서 최고점을 받았다. 그 결과 1차 종합평가(4.0점)에서 1위였다. 그러나 성분평가(2.9점)에서 주춤했다.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있고 내분비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벤조페논과 비에이치티가 문제 성분으로 지적됐다. 평가대상 중 최저가였지만 최종평가에서 1위 자리를 되찾지는 못했다. 최윤정씨는 “가장 산뜻한 타입으로 선크림 특유의 답답함이 싫은 악지성 피부에 어울리는 제품이지만 성분이 걸린다”고 말했다.

3위는 일본 브랜드인 아넷사 ‘퍼펙트 UV 선스크린 스킨케어 젤’(SPF 50+, PA++++/311원). 최종 평점은 2.7점. 보습력(4.0점)은 가장 뛰어났고, 끈적임(3.5점)도 덜한 편이었다. 그러나 흡수력(2.7점)과 메이크업과의 어울림(2.7점)은 처지는 편이었다. 게다가 발림성(1.8점)은 가장 좋지 않았고, 백탁현상(1.8점)도 평가대상 제품 중 가장 심했다. 청량감(2.0점)도 가장 떨어졌다. 그 결과 1차 종합평가(2.5점)에서 최저점(공동 4위)을 받았다. 성분평가(2.7점)도 좋은 편은 아니었다. 벤조페논과 비에이치티 성분이 문제성분으로 지적됐다. 중간대 가격이고 성분평가에서 3위였던 이 제품은 최종평가에서 한 계단 올라섰다. 고진영 원장은 “속당김이 없을 정도로 촉촉함이 오래가고 유분감도 있어 건조한 피부에 추천하고 싶은 제품”이라고 말했다. 단, 많은 양을 바르면 메이크업 밀착감이 떨어지므로 조심할 필요가 있겠다고 했다.

이번 평가대상 중 최고가였던 랑콤과 그다음으로 비쌌던 빌리프 자외선차단제가 동점으로 4위에 머물렀다. 최종 평점은 2.3점.

랑콤의 ‘UV 엑스퍼트 유스 쉴드 아쿠아 젤’(SPF 50+, PA++++/1560원)은 보습력(3.5점)은 좋은 편이었으나 나머지는 중간 또는 그 이하 수준으로 평가됐다. 청량감(3.0점), 백탁 현상(2.5점), 끈적임(3.2점)은 3위였다. 발림성(2.5점)과 메이크업과의 어울림(2.3점)은 4위였다. 흡수력(2.3점)은 가장 좋지 않았다. 그 결과 1차 종합평가(2.8점)에서 3위를 했다. 성분평가(2.4점)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앞에서도 지적됐던 비에이치티 성분과 함께 10가지가 넘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함유돼 있었다. 가격도 평가대상 중 최고가로 최저가보다 10배 가까이 비쌌던 랑콤 자외선차단제는 최종평가에서 한 계단 더 내려섰다. 김정숙 교수는 “수분감이 있고 건조하지 않아 보습력이 오래 지속되지만 기능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고 성분도 좋지 않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빌리프의 ‘UV 프로텍터 데일리 선스크린 젤’(SPF 50+, PA++/740원)은 전반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발림성(2.7점), 보습력(3.2점)은 중간 정도였지만 나머지는 좋지 않은 편이었다. 메이크업과는 가장 잘 어울리지 않는 제품(1.8점)으로 꼽혔다. 1차 종합평가(2.5점)에서 최저점을 받았다. 성분(2.6점)도 좋은 편은 아니었다. 자극적인 향료 성분이 많은 것이 문제였다. 성분표시가 영어로 돼있어서 소비자들이 확인하기 쉽지 않은 점도 아쉬웠다. 윤혜정 원장은 “발림성과 흡수력이 좋지 않고 끈적임도 강하다”고 지적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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