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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파일] 담적증후군


 
최서형 위담한방병원 대표원장


직업상 외식과 술자리가 잦은 사람들은 위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 조금만 방심해도 위 손상을 자초하기 쉽기 때문이다. 분위기에 취해 절제력을 잃으면 과음 과식을 하기 쉽고 위 건강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위장은 음식물을 소화하고 영양소를 공급해 생명 유지와 에너지 수급에 큰 역할을 하는 내장기관이다. 그러나 우리가 잘 모르는 위장의 중요한 역할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음식 내 유해물질을 걸러내는 정화조 기능이다.

위와 장은 음식찌꺼기와 세균성 독소로 인해 환경이 불결해질 수밖에 없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위장은 자체 정화기능이 발달돼 있다. 과식 과음 폭식 독소음식섭취 등 안 좋은 식습관이 지속되면 ‘담(痰)’이라는 불편한 존재가 증식해 불결한 장내 환경이 가중된다.

한의학에서는 담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그로 인한 독소가 위벽과 장벽에 축적되면서 위장관의 외벽 조직까지 딱딱하게 굳힐 수 있다고 본다. 담 독소가 위장관에 쌓이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과식 폭식 급식 야식 등이다.

독성음식 술 담배 화학약품 스트레스 등으로 위장 외벽이 손상됐을 때도 마찬가지다. 노폐물이 장벽에 쌓여 부패한다. 이때 발생하는 담 독소로 인해 위벽이 딱딱하게 굳는 병이 바로 ‘담적증후군’이다. 담적증후군에 걸리면 위장의 연동운동이 잘되지 않아 명치끝이 답답해지고 툭하면 체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위산이 역류하거나 트림이 자주 나고 배에 가스가 차며 배변도 불쾌해진다.

문제는 내시경으로도 이런 담적을 걸러낼 수 없다는 점이다. 위장 점막이 헐거나 염증, 혹 상태로 변형되는 것이 아니라 위장 외벽만 굳어 딱딱해지는 병증이기 때문이다. 담적증후군 환자들이 대부분 신경성 위장병으로 오인, 엉뚱한 치료로 고생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평소 과식과 과음을 한다면 담적증후군 때문이 아닌지 한번쯤 의심을 해볼 필요가 있다.

담적을 방치하면 더 큰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원인불명의 소화불량 증상이 계속될 경우 일단 병원을 찾아 위장관 상태와 기능이 정상적인지 체크해 보는 게 좋겠다.

담적증후군을 피하려면 무엇보다 올바른 식생활습관을 들이려 노력해야 한다. 특히 폭식 과식 야식 습관을 버려야 한다. 인스턴트식품 및 독소가 많이 들어있는 음식물 섭취도 피해야 한다. 이와 함께 일상생활 중 333법칙(하루 3끼, 한 입에 30번씩 꼭꼭 씹기, 30분간 식사)을 꾸준히 실천하면 담적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다.

최서형 위담한방병원 대표원장

삽화=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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