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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은 일단 멈췄지만, 책과의 인연은 계속됩니다”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 펴낸 송은정씨

다니던 잡지사 그만두고
동네책방 ‘일단멈춤’ 차려
폐업하기까지 약 2년간의
수많은 애환들 빼곡히

“여행 관련 글 꾸준히 쓸 계획”


잡지사 에디터였던 송은정(32·사진)씨가 직장을 그만두고 책방을 차린 건 2014년 11월 29일이었다. 서울 마포구 염리동 소금길 골목에 문을 연 책방의 이름은 ‘일단멈춤’. 24.7㎡(약 7.5평) 크기의 아담한 가게였지만 여행 서적을 전문적으로 취급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가게는 유명세를 탔다. ‘동네책방 열풍’을 다룬 각종 기사에도 자주 등장했다.

하지만 일단멈춤은 2016년 8월 31일 갑자기 문을 닫았다. 송씨가 최근 펴낸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효형출판)에는 이 책방의 역사가 담겨 있다. 책에는 송씨가 왜 책방을 차렸으며, 폐업을 결심하게 됐는지 세세하게 적혀 있다. ‘오늘…’은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서성이며 끝없이 돌파구를 모색한 한 30대 여성의 성장기로도 읽힌다.

26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만난 송씨는 자신의 책을 ‘책방 폐업기’라고 소개했다. 그는 “담담한 마음으로 책을 완성했는데, 얼마 전 (책 말미에 등장하는) 지인들의 추천사를 읽다가 펑펑 울었다. 누군가 나의 책방을 기억해준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책에는 약 2년간 송씨가 책방을 운영하면서 겪은 소소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책방을 차릴 장소를 물색하려고 서울 곳곳을 돌아다닌 일, 책방을 차린 뒤 맞닥뜨린 좌충우돌 에피소드, 살뜰한 마음씨의 손님들과 쌓은 수많은 추억들…. 그는 책방 운영을 그만둔 것을 후회하지 않느냐고 묻자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운영난을 겪긴 했어요. 하지만 돈 문제가 폐업의 결정적인 이유는 아니었습니다. 책방을 하면서 알겠더군요. 제가 책을 좋아하긴 했지만, 책방을 운영하는 건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라는 걸요. ‘열린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는 게 힘들었어요.”

송씨는 책방을 그만둔 뒤 전업 작가로 변신했다. 작가로 변신한 이유는 책에 담긴 이런 대목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 ‘일단멈춤에서 머무는 동안 나는 더 많은 책이 읽고 싶어졌고, 더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의욕이 생겼다. …예전보다 더욱 선명하게 책을 둘러싼 일을 사랑하게 됐다. 책방을 닫겠다는 결말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과 닿아 있었다.’

송씨는 다음 달에는 일본 교토 여행기를 담은 후속작 ‘일단멈춤, 교토’(꿈의지도)를 출간할 예정이다. 그는 “여행을 다룬 좋은 글을 꾸준히 쓰는 게 앞으로의 계획”이라고 했다.

글=박지훈 기자, 사진=김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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