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컨슈머리포트] 크림파스타 소스, CJ 익숙한 맛 통했다… 5개 항목 싹쓸이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보칼리노’에서 지난 11일 5개 브랜드의 크림 소스로 버무린 파스타들을 맛보면서 비교 평가하고 있는 셰프들. 왼쪽부터 치로 페트로네 주방장과 이경호·임기훈·고유진·박우람 셰프. 최현규 기자


대상, 농도·풍미·어우러짐서 선전
오뚜기는 크림 함유율 비교적 높아

셰프들 “모두 무겁고 지나치게 달아
덜 나쁜 소스 고르는 작업이었다”


겨울방학이다. 학교에서 급식을 먹던 아이들에게 하루 세 끼 꼬박 챙겨줘야 한다. 그래서 아이들 방학은 엄마 개학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매일 비슷한 메뉴에 아이들은 수저를 들었다 놨다 하면서 반찬투정을 하게 마련이다. 방학 동안 실력은 물론 체력을 보강해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지만 쉽지 않다. 세 끼 모두 외식을 할 수도 없고, 배달 음식을 먹이는 것도 마음이 편치 않다. 하지만 시판되고 있는 다양한 소스를 활용하면 특식을 마련해 입맛을 돋울 수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로 꼽히는 크림 파스타도 뚝딱 만들 수 있다. 아이들이 좋아할 특식 메뉴인 크림 파스타를 손쉽게 만들 수 있는 크림 파스타소스, 어떤 브랜드 제품의 맛이 좋은지 국민 컨슈머리포트가 평가해 봤다.

베스트셀러 5개 제품 상대평가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크림 파스타소스를 평가하기 위해 시장점유율 상위 브랜드를 알아봤다. 시장조사기관 링크 아즈텍에 따르면 2017년 11월 기준 매출 상위 브랜드는 대상 청정원(점유율 36.5%), CJ 제일제당 백설(26.5%), 샘표 폰타나(19.5%), 오뚜기(6.7%), 기타(10.8%) 순이다. 브랜드별로 2, 3가지의 크림 파스타소스를 판매하고 있다. 치즈와 크림을 주재료로 한 크림 파스타소스와 여기에 베이컨 마늘 바질 등을 첨가한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4개 브랜드에서 모두 판매하고 있는 무첨가 크림 파스타소스를 평가하기로 했다. 대상 청정원 ‘생크림&치즈 알프레도 파스타소스’(350g·4780원), CJ 제일제당 백설 ‘치즈크림 파스타소스’(350g·4880원), 샘표 폰타나 ‘파르마 베사멜 크림 파스타소스’(450g·5480원), 오뚜기 ‘프레스코 까르보나라 스파게티소스’(360g·4180원)이다. 여기에 PB 제품인 이마트 노브랜드 ‘홈스타일 크림 스파게티소스’(400g·1980원)를 추가했다. 가격은 지난 10일 5개 크림 파스타소스를 구입한 이마트 은평점 기준이다.

크림 파스타소스 평가는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진행됐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2월 말까지 자녀와 함께 특별한 겨울 휴가를 보낼 수 있는 ‘키즈 스테이 웜’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객실 안에 어린이 나이별 전용 물품부터 웰컴 기프트, 어린이 전용 핸드북, 어린이 간식 등이 제공된다. 특히 주말 및 공휴일에는 10층 레고 키즈 라운지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돼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크림 파스타소스 평가는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보칼리노’ 셰프들이 맡았다. 치로 페트로네 주방장과 고유진·이경호·박우람·임기훈 셰프가 5개 브랜드의 크림소스를 비교, 평가했다.

공정한 평가를 위해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했다. 1∼5 번호표가 붙은 그릇에 소스를 옮겨 담아 셰프들에게 내놨다. 평가는 빛깔, 향, 농도, 풍미, 파스타와의 어우러짐 5개 항목을 기준으로 했다. 항목별 평가를 바탕으로 1차 종합평가를 했다. 이어 제품에 표기된 원재료를 셰프들에게 알려주고 이에 대한 평가를 했다. 5개 제품의 가격을 공개한 다음 최종평가를 진행했다. 모든 평가는 제일 좋은 제품에는 5점, 상대적으로 제일 떨어지는 제품에는 1점을 주는 상대평가로 했다.

평가는 2차에 걸쳐 진행됐다. 우선 셰프들은 빛깔을 살펴본 다음 향을 맡아보면서 접시를 흔들거나 스푼으로 떠서 떨어뜨려보면서 농도를 평가했다. 이어 각 브랜드에서 안내한 조리방법에 따라 삶은 스파게티와 페투치네면에 각각의 소스를 붓고 1∼2분간 볶은 뒤 2차 평가를 진행했다. 5개 브랜드 크림소스로 버무린 파스타의 맛이 섞이지 않도록 1인당 5개의 개인접시, 5개의 스푼, 5개의 포크가 준비됐다. 맛이 섞이는 것을 막기 위해 중간중간 물을 마셔가면서 5가지 파스타를 평가했다. 제품을 다 맛본 셰프들의 표정은 예상 외로 어두웠다. 셰프들은 “조미료 맛이 너무 강해서 풍미를 제대로 느끼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탈리아 출신인 페트로네 주방장은 “이탈리아식 소스와 너무 다르다”면서 “너무 무겁고 지나치게 달다”고 지적했다. 셰프들은 “제일 맛있는 크림소스를 고르는 게 아니고 덜 나쁜 소스를 고르는 작업이었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베이컨 브로콜리 양송이버섯 등을 넣어주면 좀 더 나은 풍미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백설표, 대중들이 선호할 것 같은 맛

CJ 제일제당 백설 ‘치즈크림 파스타소스’(13.9원=이하 g당 가격)가 그중 나은 제품이란 평가를 받았다. 최종평점은 5점 만점(이하 동일)에 4.4점. 5개 항목별 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으면서 1차 종합평가(4.6점)에서 1위를 했다. 유크림 함량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이 소스는 원재료 평가(3.2점)에서는 3위로 내려앉았다. 평가 대상 중 제일 고가였지만 최저가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제품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던 이 제품이 최종평가에서 1위로 올라섰다. 이경호 셰프는 “매우 익숙해 대중이 선호할 것 같은 맛”이라고 평했다.

2위는 대상 청정원 ‘생크림&치즈 알프레도 파스타소스’(13.6원)가 차지했다. 최종평점은 3.0점. 빛깔(2.6점)과 향미(2.8점)는 처지는 편이었으나 농도(3.4점)와 풍미(3.2점)는 좋은 편이었다. 파스타와의 어우러짐(3.8점)도 우수한 편으로, 1차 종합평가(3.0점)에서 2위를 했다. 생크림 함량이 가장 높았던 이 소스는 원재료 평가(4.0점)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페트로네 주방장은 “단맛이 지나치게 강해 맛의 조화가 깨진다”고 지적했다.

3위는 오뚜기 ‘프레스코 까르보나라 스파게티소스’(11.6원). 최종평점은 2.8점. 빛깔(3.6점)과 향미(3.0점)는 좋았으나 농도(2.6점)와 풍미(2.4점)는 뒤처지는 편이었다. 파스타와의 어울림(3.0점)에서 중간 수준이었던 오뚜기 소스는 1차 종합평가(2.8점)에서 3위를 했다. 크림 함유율이 비교적 높았던 이 제품은 원재료 평가(3.7점)에선 2위를 했다. 고유진 셰프는 “느끼한 체다 치즈 맛이 강해 풍미를 해친다”며 아쉬워했다.

샘표 폰타나 ‘파르마 베사멜 크림 파스타소스’(12.2원)와 이마트 노브랜드 ‘홈스타일 크림 스파게티소스’(4.9원)가 동점으로 4위를 했다. 최종평점은 2.4점. 샘표 폰타나 소스는 빛깔(2.2점)과 향미(2.2점), 파스타와의 어우러짐(2.0점)은 최하점을 받았다. 그러나 농도(3.2점)와 풍미(3.2점)는 좋은 편이었던 이 소스는 1차 종합평가(2.4점)에서 4위를 했다. 원재료 평가(2.8점)에서도 4위에 머물렀다. 박우람 셰프는 “단맛과 인위적인 치즈맛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이마트 노브랜드 소스는 농도(1.6점)와 풍미(2.0점), 파스타와의 어우러짐(2.0점)에서 최하점을 받으면서 1차 종합평가(2.2점)에서 꼴찌를 했다. 원재료 평가(1.3점)에서도 생크림 함량이 제일 낮은 데다 물엿 등 첨가물이 들어가 최하점을 받았다. 그러나 높은 가성비로 최종평가에서 한 계단 올라섰다. 노브랜드 소스는 다른 브랜드 소스의 절반 이하 가격이다. 임기훈 셰프는 “다른 소스에 비해 채소 맛이 풍부하다”고 평했다.

글=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사진=최현규 기자, 그래픽=이석희 기자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