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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파일] ‘천의 얼굴’ 부정맥


 
신승용 중앙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치명적 뇌경색 불러
심전도 검사가 중요


부정맥이란 심장박동이 정상적인 리듬을 잃고 불규칙적으로 변하는 경우를 말한다. 맥박과 관련된 다양한 질환을 가리키는 용어이기 때문에 일정한 치료법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심장박동의 속도, 증상의 위급함 및 심각성, 다른 심장질환과 관련 여부에 따라 치료법이 각기 달라진다.

한 예로 최근 부쩍 관심을 끄는 부정맥 중 한 가지인 심방세동은 매우 다양한 증상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평소 별다른 증상을 못 느끼다가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병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갑자기 뇌경색을 합병, 병원에 응급으로 실려 와서야 부정맥이 있음을 알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환자들을 진료할 때마다 ‘조금이라도 병을 일찍 발견했다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막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치명적인 뇌경색을 합병, 생명까지 위험해진 상황이 안타까워서다.

어떤 부정맥이든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자세한 문진 외에도 증상이 있을 때 시행한 심전도 검사결과가 가장 중요하다. 증상의 지속시간이 짧거나 빈도가 잦지 않아 심전도 기록이 어려울 때는 24시간 생활 심전도(홀터) 검사, 운동부하 심전도 검사, 이식형 루프 기록계, 전기 생리학 검사 등이 진단에 이용된다.

모름지기 사태가 벌어진 다음에 대처하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부정맥은 치명적 뇌경색을 부르는 주원인이다. 뿐만 아니라 심장마비에 의한 급사를 초래하는 빌미가 된다. 위험신호가 있을 때 즉각 병원을 방문,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정맥 치료에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방법은 약물요법이다. 문제는 약제에 반응이 좋지 않거나 약제 복용이 힘들 때다. 이 경우 부정맥이 일어나는 병소를 찾아 제거하거나 길목을 차단하는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로 증상 완화를 도모할 수 있다.

서맥성 부정맥의 경우엔 심장박동기(페이스메이커)를 가슴에 심어주는 방법이 있다. 급사 위험이 높은 심실성 부정맥 환자에게는 이식형 제세동기(ICD)를 이식하고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주의할 것은 이와 같이 여러 치료 방법이 있지만 서로 우열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부정맥의 완치를 바란다면 환자 개개인의 특성과 병의 상태에 따라 최적의 개인맞춤 치료법부터 찾도록 해야 한다.

글=신승용 중앙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삽화=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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