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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인의를 찾아서-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센터] 수술 않고 내과적 치료 ‘선도’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센터 심장내과 의료진. 사진 왼쪽부터 임세중 민필기 김종윤 이병권 권혁문 최의영 홍범기 윤영원 교수. 곽경근 선임기자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센터는 치료에만 집중하는 소극적인 의료가 아닌, 예방까지 고려하는 적극적인 의료에 더 관심을 갖고 각종 심장혈관 질환자들을 대하는 곳으로 입소문이 나 있다.

심장내과 심장혈관외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마취과 교수들로 유기적인 심장혈관계 협진 시스템을 구축한데다, 돌연사 위험이 높은 환자 발생 시 신속하게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응급 심장혈관질환자 대응체제도 잘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이 센터를 찾는 환자 수는 외래 진료 인원만 연평균 5만여 명에 이른다. 또 월평균 약 4200명의 심장병 또는 혈관질환자가 이곳서 진료를 받으며 지병을 치료하거나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심장초음파검사 건수는 연간 1만5000여 건, 심장혈관촬영검사 및 시술 건수는 연간 약 3000건에 이른다. 이른바 빅5 병원으로 꼽히는 서울대병원과 (신촌)세브란스심장혈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등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 진료 실적이다.

내과적 중재치료 비중 증가 추세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 허혈성 심장질환, 관상동맥 질환,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 고혈압, 승모판(막)협착증 대동맥판막협착증과 같은 심장판막질환, 심부전, 각종 부정맥질환, 대동맥 질환, 폐쇄성 말초혈관 질환 및 보행장애….

심장내과와 심장혈관외과에서 다루는 심장 및 혈관계 질환들이다. 고지혈증과 고혈압을 비롯해 대부분의 심장혈관 질환은 초기엔 약물요법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중등도 이상 단계가 되면 더 이상 먹는 약만으론 증상 조절이 어려운 경우가 생긴다.

이때는 좀 더 공격적인 처방이 필요하다. 가느다란 도관(카테터)을 이용, 인공 및 조직판막 같은 생체재료나 스텐트(금속성 그물망)로 이상이 생긴 부위를 수리해주는 중재시술 또는 개흉수술을 통해 외과적으로 바로잡아주는 치료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윤영원 교수는 25일, “최근에는 회복하는데 시간이 최소 2주일 가까이 걸리는 개흉수술을 통한 외과적 치료보다 길어야 2∼3일 입원 치료를 받으면 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빠른 내과적 중재시술이 더 각광을 받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판막치환도 중재시술로 치료 가능

심장은 자동차의 엔진과 같아서 일 생동안 끊임없이 펌프질을 해 온몸에 피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데, 모두 4개의 방으로 나뉘어져 있다. 심장 위쪽의 좌·우심방과 아래쪽의 좌·우심실이다.

심장에는 판막(밸브)이란 조직이 있어 피가 앞쪽으로만 흐르고 뒤쪽으로 새지 않는 구조다. 삼첨판막(우심방-우심실), 폐동맥판막(우심실-폐동맥), 승모판막(좌심방-좌심실), 대동맥판막(좌심실-대동맥) 등이 그것이다.

이 판막에 이상이 생기는 병이 심장판막질환이다. 판막이 염증이나 노화로 인해 좁아지거나 굳어서 잘 열리지 않는 경우(협착증), 또는 완전히 닫히지 않아 피가 거꾸로 새는 경우(역류증)를 말한다. 이렇게 되면 몸이 붓고 숨이 차는 심부전증이 나타나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요법으로 효과가 없을 때는 판막성형술과 판막치환술로 치료한다.

한 예로 대동맥 판막 협착증의 경우 심한 정도에 따라 치료에 차이가 있다. 경증인 경우는 약물을 이용하여 심장 박동을 조절하면서 심장에 가해지는 부담을 낮추어주는 치료가 가능하다. 반면 중증일 때는 인공 대동맥 판막을 삽입하는 것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윤 교수는 “과거에는 관상동맥 질환을 제외한 구조적인 심질환의 경우 모두 가슴을 열어 육안으로 수술을 해야 했으나 요즘엔 개흉을 하지 않고 허벅지 동맥을 통해 카테터를 심장까지 삽입하고 새 판막을 넣어주는 중재시술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중재시술은 판막질환 뿐만 아니라 심방이나 심실 사이의 격벽에 구멍이 뚫려 좌심실 혹은 좌심방에서 우측 심장으로 혈액이 역류하는 선천성 심장 중격 결손증을 해결할 때도 활용된다.

인공심장박동기로 부정맥 치료

부정맥은 이유 없이 가슴이 두근거리고 맥박이 불규칙하거나 느리게 뛰는 증상이다. 이때 역시 가능한 한 빨리 심장내과를 방문,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적절한 처치를 받아야 한다. 방치하면 심장기능에 이상을 초래해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줄 가능성이 커진다. 돌연사 위험도 높아진다.

부정맥 진단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심전도(EKG) 검사를 통해 맥박이 빠르게 또는 느리게, 불규칙적으로 뛰는 증상이 심장 내 전기발생 시스템의 이상과 연관이 있는지 파악하는 일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센터는 이 경우 이상 증상이 한 번 지나가고 안 나타날 때도 심전도, 24시간 심전도, 심초음파, 운동부하 심전도 검사(treadmill test), 기립경사 검사(head tilt test) 등을 통해 정확히 진단해주고 있다.

치료는 카테터를 이용한 중재시술의 일종인 전극도자 절제술과 인공 심장박동기(속칭 페이스메이커) 수술로 한다. 페이스메이커는 심장 박동이 규칙적으로 제시간에 이뤄지도록 전기 자극을 보내는 장치다. 페이스메이커 삽입수술은 맥박이 느리게 뛰는 서맥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보통 수술로 상흉부 또는 복부에 심어준다. 배터리(전지)를 6∼7년마다 바꿔줘야 한다.

이 외에 치명적인 부정맥인 심실빈맥이나 심실세동 환자의 경우엔 삽입형 제세동기(ICD)를 넣어준다. 그렇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해지게 된다.

동맥경화성 말초혈관폐색증 치료도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센터는 동맥경화증으로 막히는 우리 몸의 말초혈관도 고친다.

흔히 말초혈관질환은 복부 대동맥이나 하지 동맥의 혈류가 동맥경화로 인해 순조롭지 않을 때 발생하는 폐쇄성 하지(다리)동맥 질환을 일컫는다. 말초혈관을 병들게 하는 주된 원인은 혈관 내 죽상동맥경화증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민필기 교수는 “보행 및 운동 시 혈액순환장애로 다리 통증을 호소하고 병이 진행됨에 따라 가만히 쉬고 있을 때에도 통증이 나타난다. 심지어 발에 궤양이 생겨 조직이 괴사되는 경우도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때 역시 동맥경화로 좁아진 심장혈관을 풍선확장술이나 스텐트 삽입술로 개선해주는 것과 같은 방법(중재시술)으로 치료한다. 상황에 따라 인공혈관으로 우회로를 만들어주는 수술을 받아야 되는 경우도 있다. 민 교수팀은 해마다 100회 이상씩 말초혈관 중재시술을 시행, 이 분야 전문가로 명성이 높다.

글=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사진=곽경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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