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경제인사이드] 오버하는 토끼… 말하는 햄스터… ‘이모티콘’ 새 강자들



‘오버액션토끼’ 등 인기있는 해외 이모티콘이 부동의 1등 이모티콘 ‘카카오프렌즈’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 국내 캐릭터 중에서도 꿈의 매출 10억원을 넘긴 ‘대박’ 캐릭터가 늘어나는 추세다. 일본 캐릭터 오버액션토끼는 올해 카카오가 매출·다운로드 수 등을 고려해 집계한 해외 캐릭터 인기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전체 매출 순위로는 카카오프렌즈에 이은 2위다. 오버액션토끼는 지난해 10월 처음 카카오 이모티콘으로 출시돼 곧바로 돌풍을 일으켰다.



오버액션토끼는 단순하고 간결하게 그린 흰 토끼 캐릭터다. 감정과 행동을 극단적으로 표현하는 게 특징이다. 일본인 작가가 자국에 먼저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국내에선 온라인 메신저 라인(LINE)이 먼저 오버액션토끼를 이모티콘으로 출시했다. 당시엔 지금처럼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하지만 오버액션토끼를 눈여겨보던 카카오가 지난해 10월 오버액션토끼 이모티콘을 공개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전에도 움직이는 이모티콘이 있었지만 오버액션토끼처럼 격렬히 움직이는 캐릭터는 없었다”며 “카카오 이용자들이 신선하게 느낄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오버액션토끼는 ‘빠르고 정신 사납게 움직이는 이모티콘’으로 입소문을 타며 이모티콘 매출·다운로드 수가 고공행진했다. 지금도 오버액션토끼는 새로운 시리즈가 출시될 때마다 최소 4주 이상은 인기 순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캐릭터다.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 ‘에비츄’도 카카오 이모티콘으로 변신해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 에비츄는 작고 귀여운 이미지를 가진 햄스터다. 올해 해외 캐릭터 인기 순위 2위, 전체 매출 순위는 5위에 올랐다. 새로운 시리즈가 나오면 약 2주 동안 인기 순위 5위 안에 랭크된다. 에비츄는 국내 라이선스를 갖고 있는 한국사업자가 카카오에 이모티콘 출시를 먼저 제안한 케이스다. 카카오도 국내에 잘 알려진 에비츄가 국내 이용자의 눈길을 끌기에 유리할 거라고 판단해 수락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에비츄가 원작 애니메이션에서는 성인용이라 팬덤이 제한됐지만 이모티콘으로 출시된 뒤에는 전 연령대에서 사랑받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2014년 12월에 출시된 에비츄는 출시 직후 반짝 스타로 떠오른 오버액션토끼와 달리 인기를 얻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1년 동안 고전하던 중 애니메이션 에비츄의 목소리를 더빙했던 일본 성우가 이모티콘에도 목소리를 입히자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밖에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과 ‘보노보노’ 이모티콘 시리즈도 사랑받았다. 이들은 애니메이션 개봉과 관련 책이 출시될 즈음에 공개돼 관심을 모았다.

해외 이모티콘이 출시되는 과정은 국내 이모티콘과 크게 다르지 않다. 먼저 카카오 내부 독립심사체가 해외 캐릭터를 선정·관리한다. 출시계약이 체결되면 캐릭터 라이선스를 가진 작가나 이모티콘 스튜디오가 이모티콘 초안을 그려 카카오에 보낸다. 카카오에서는 심의와 피드백을 거쳐 이모티콘을 시장에 출시한다. 심의에서는 저작권 문제와 이모티콘이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 등이 논의된다.

카카오는 해외 캐릭터 이모티콘을 일주일에 1개꼴로 공개하고 있다. 순서에 따라 에비츄는 2∼3개월에 한 번씩, 오버액션토끼는 일정 주기마다 새 시리즈가 출시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해외 유명 캐릭터는 이미 소비자에게 잘 알려져 있는 경우가 많아 쉽게 팬층이 형성되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국내 캐릭터 중에서도 이모티콘 10억원 매출을 달성하는 캐릭터가 늘고 있다. 올해에는 ‘범고래’와 ‘제재’ ‘얄개’ ‘엉덩국’ 작가 등 24명이 이모티콘 판매만으로 매출 10억원을 돌파한 작가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작년보다 7명 더 늘어난 규모다. 이들은 전체 이모티콘 작가 2000여명 중 매출 상위 1%에 해당한다. 이모티콘 판매 수입에 캐릭터 상품 판매나 로열티 수입까지 합치면 실제 수입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이모티콘 수익은 마켓수수료를 뺀 금액을 작가와 카카오가 나눠 갖는 구조다. 마켓수수료는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제공하는 구글·애플에게 돌아가는 몫으로, 매출의 30%다. 나머지 70%는 작가와 카카오가 맺은 계약에 따라 분배한다. 대부분 작가가 반 이상을 갖는다. 스타 이모티콘 작가가 늘어나자 지망생도 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최근에는 평범한 직장인이나 대학생이 이모티콘을 출시하며 스타 작가에 오르는 경우가 적잖다”고 말했다.

글=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그래픽=이은지 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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