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사람이 답이다] 美, 연령·신분별 맞춤형 SW교육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아카데미 포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AFSE)’의 한 교실에서 소프트웨어(SW) 교사(왼쪽 세 번째)가 토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의 ‘아카데미 포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AFSE)’. 뉴욕의 최초 컴퓨터 과학(Computer Science) 교육 공립학교인 이곳 교실 세 곳에서 동시에 소프트웨어(SW)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세 곳 교실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컴퓨터를 쓰지 않는 소프트웨어 수업이었다. 학생들은 컴퓨터에는 손을 대지 않고 교사의 말과 토론에만 집중했다. 숀 리크 AFSE 교장은 “우리 학교에선 코딩 등 기술을 가르치는 교육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나 프라이버시 문제 역시 중요하게 다룬다”고 설명했다.

2015년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을 본격화한 미국에선 맞춤형 소프트웨어 교육체계가 이미 자리를 잡은 모습이었다. 학생은 학교에서, SW 교사는 비영리단체에서, 구직자와 직장인은 교육 스타트업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고 있었다.

학생을 위한 교육의 장인 AFSE에선 9학년(14세)부터 12학년(17세)까지 매 학년 수준에 맞는 소프트웨어 수업이 일주일에 4∼5시간씩 진행된다. 9학년 때 입문 교육을 배운 뒤 점차 스크래치부터 HTML, 게임디자인 등 심화과정을 듣는다. 학생의 3분의 1 정도가 대학 SW 관련 학과로 진학한다.

리크 교장은 “소프트웨어 지식은 컴퓨터를 다루는 엔지니어에게만 필요한 게 아니다”며 “일상에서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 단계별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연습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내년부터 초등·중학교 소트프웨어 교육이 의무화되지만 소프트웨어 교사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미국도 소프트웨어 교사 구인난이 있지만 기존 교사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리크 교장은 “소프트웨어를 전공하면 IT회사에 들어가려 하지 공립학교에 오려고 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기존 다른 교과 교사를 재교육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영리단체이자 소프트웨어 교사의 네트워크인 ‘뉴욕의 컴퓨터과학(CSNYC)’도 교육의 한 축을 맡고 있다. CSNYC는 소프트웨어 전문가와 교사를 연결해 소프트웨어 교사를 육성하는 조직이다. 뉴욕의 소프트웨어 교사를 5000명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정기적으로 소프트웨어 교사 모임을 열어 교육 방식과 성과를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한다.

마이클 프레스턴 CSNYC 이사는 “지금까지 CSNYC가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연수 프로그램을 들은 교사는 약 1000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CSNYC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비영리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레스턴 이사는 “한국처럼 정부가 주도해 소프트웨어 교육을 도입하면 교육 방식이 획일적으로 굳어질 수 있다”며 “다양한 주체가 나서 학생 몸에 맞는 교육을 고민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무크(MOOC·온라인 무료 공개강좌) 스타트업 에덱스(edX)에서는 학생뿐 아니라 구직자·직장인이 듣기 적합한 소프트웨어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에덱스가 제공하는 전체 1600여개 온라인 강의 가운데 소프트웨어 강의만 451개다.

에덱스는 첨단기술 산업과 대학교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한다. 아난트 아가왈 에덱스 최고경영자(CEO)는 “에덱스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다룰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보스턴=글·사진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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