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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빌리 엘리어트’ 연출가 사이먼 폴라드 “꿈 좇는 빌리와 ‘롤러코스터’ 타보세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사이먼 폴라드 연출가가 최근 서울 중구 남산창작센터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곽경근 선임기자
 
극 중 빌리 역을 맡은 배우들. 왼쪽부터 에릭 테일러 심현서 김현준 천우진 성지환. 신시컴퍼니 제공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롤러코스터입니다. 관객들이 흥분하다가 차분해지고, 한바탕 웃다가 울음을 터뜨리기도 해서입니다. 뮤지컬의 심장부에 있는 가족 이야기와 꿈을 좇는 빌리 이야기는 시대와 국경을 초월해 공감할 수 있을 겁니다.”

오는 28일 개막하는 빌리 엘리어트의 영국 출신 사이먼 폴라드(34) 총연출가는 작품을 한 마디로 이렇게 설명했다.

최근 서울 중구 남산창작센터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가진 폴라드 연출가는 2013년부터 여러 나라에 체류하면서 이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올해 상반기에는 영국, 하반기에는 일본에서 작품을 연출했다. 한국에서는 8월초부터 12월초까지 머물면서 연출 캐스팅 리허설 등을 총괄한다. 그는 수많은 연출 경험과 공연 관람으로 누구보다 작품을 잘 이해한다고 자신했다.

빌리 엘리어트의 중심은 단연 빌리 역의 소년 배우다. 지난해 4월 시작한 오디션 기간을 포함해 2년에 걸친 훈련을 받고 빌리로 성장한 천우진 김현준 성지환 심현서 에릭 테일러. 이들 5명을 캐스팅한 것도 폴라드 연출가다. “‘파이터(fighter)’를 찾았습니다. 누가 자신감과 책임감이 있고 얼마나 빌리처럼 열정이 넘치는지가 가장 중요했습니다. 춤을 잘 추더라도 눈에서 개성이나 열정이 나오지 않는다면 빌리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아역 배우를 성인 배우처럼 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르치려고 들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예의바르게 잘 따라주고 있습니다. 연습 초기에는 굉장히 조용했지만 최근에는 긴장이 풀려 농담도 주고받습니다. 가족과 학교생활 이야기도 나눕니다. 아이들은 제가 카카오톡 복숭아 캐릭터 ‘어피치’를 닮았다고 그렇게 부릅니다(웃음). 아이들 중 한 명은 영어 이름이 ‘해리’, 다른 한 명은 ‘포터’라고 해서 해리 포터라고 부릅니다.”

아역 배우들은 ‘빌리 스쿨’을 통해 발레 아크로바틱 스트릿댄스 보컬 등 수업을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받았다. 이들이 2시간40분 동안 무대에 서려면 더 많은 연습이 필요해서다. “원래 완벽주의자이지만 빌리 엘리어트를 하면서 더 꼼꼼하게 연출하게 됐습니다. 아무래도 아이들과 함께 작업을 해서 더 많이 준비하고 설명해줘야 했습니다.”

폴라드 연출가는 전 세계 빌리 엘리어트 공연을 지켜보면서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각국의 빌리가 배우에 따라 다 특색이 있었습니다. 같은 한국에서 뽑힌 빌리도 개성에 따라 모두 다릅니다. 스토리는 원작을 최대한 유지하되, 영국식 유머를 각 나라의 유머코드에 맞게 조정해 나가는 작업이 중요했습니다. 현지 연출진에게 의지하면서 관객이 유머에 반응할 수 있도록 변화를 줬습니다.”

뮤지컬은 2000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가 원작이다. 1980년대 중반 영국 광부 대파업 시기를 배경으로 우연히 접한 발레에서 재능을 발견하고 꿈을 좇는 소년 빌리의 여정을 그렸다. 2005년 영국에서 뮤지컬로 탄생하고 전 세계 5개 대륙에서 관객 약 1100만명이 관람했다. 2010년 한국에서 초연했고 7년 만에 돌아와 대장정을 앞뒀다. 내년 5월 7일까지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 6만∼14만원.

글=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사진=곽경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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