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사람이 답이다] “창업 성공 비결은 체계적 SW 교육받은 덕분”

‘엠티를 부탁해’ 애플리케이션을 만든 OWO의 이민정 대표(왼쪽 세 번째)와 직원들이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에서 업무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OWO 제공


40명의 대학생이 경기도 가평으로 학과 엠티(MT·수련회)를 떠난다고 가정해 보자. 장소 섭외부터 식료품 구입까지 고민해야 할 것들이 많을 것이다. OWO라는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이 개발한 ‘엠티를 부탁해’ 애플리케이션(앱)은 이런 부담을 덜기 위해 만들어졌다.

엠티 날짜와 인원, 남녀 성비, 객실 수 등 간단한 정보를 입력하면 비용뿐 아니라 고기는 몇 ㎏이 필요한지 등까지 꼼꼼히 알려준다. 주로 동아리 모임을 주도했던 이민정(28) OWO 대표는 엠티를 준비하며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에 도전했다. 평소 좋아하던 여행에 컴퓨터공학 전공자로서 IT 기술을 접목했다.

입소문을 탄 ‘엠티를 부탁해’는 지난 4월 기준 총 거래액 3억여원을 달성했고 지난해 한 방송사가 주관한 ‘도전! K-스타트업 2016’ 프로그램에서는 교육부 산하 1위를 수상했다. 현재는 직장인을 주된 대상으로 한 ‘워크샵을 부탁해’라는 앱도 개발하고 있다.

지난 11일 이 대표와 개발자 한인호(27)씨는 창업 성공의 비결로 체계적인 소프트웨어 교육을 꼽았다. 이 대표는 “컴퓨터공학과로서 데이터베이스와 인공지능 위주의 교육을 받은 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교내 소프트웨어 동아리에 들어가서 대학 홈페이지를 만드는 식의 작업을 했던 것이 이론뿐 아니라 실무 능력을 쌓는 데 기여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씨도 “SW 알고리즘을 익힌 것이 앱 개발 등에 실제로 유용하게 쓰였다”고 했다.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결과물로 만들어 내는 데 SW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다.

다만 대학 교육에 대한 아쉬움도 많다고 했다. 현재 대학 교육이 대부분 이론에 머물고 있어 창업으로 연결되는 실무 교육을 받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한씨는 “대학을 넘어 공모전이나 창업, 개인 프로젝트를 통해 배우는 SW 활용방법이 훨씬 더 많다”며 “자금 등 현실감각을 키우기에 대학의 SW 교육은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 대표도 “SW 관련 창업의 경우 프로그래밍 개발자와 기획자, 디자이너와 CEO가 협업해서 움직여야 하는데 이들이 함께 어떻게 소통하고 논의할지에 대해 학교 차원의 교육과 지도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SW 전공자뿐 아니라 비전공자를 포괄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한씨는 “타 전공자들로부터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먼 섬처럼 느껴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소프트웨어가 어떻게 동작하고 만들어지는지 기본적인 알고리즘을 비전공자에게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코딩 열풍이 대학에까지 번졌지만 코딩 자체를 배우는 것보다는 논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이해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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