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스페셜] “태국, 한국어 학습자 급증하며 한국상품 관심도↑”



윤소영(사진) 태국한국교육원장은 한국어가 태국 대입 과목으로 채택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한국-태국 양국 정부를 오가며 한국어 교육과정을 만들고 한국어 교과서 집필을 완료했다. 2015년 3월부터 원장으로 부임해 한국어 보급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그를 지난 10일 태국에서 인터뷰했다. 그는 “태국 최고 명문고교가 한국어를 외면하다 대입 과목으로 채택된 뒤 한국어 교원을 찾을 때 짜릿했다”고 말했다.

-태국에서 유독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배우는 학습자가 많은 이유는.

“태국은 아세안 국가 중 가장 개방적인 국가입니다. 태국은 영어 외에 제2외국어 교육에 관심이 높고, 외국과의 협력에 개방적이어서 해외 초·중등학교 한국어 보급 사업의 모델을 만드는 데 가장 적합한 국가입니다. 정부의 노력도 효과가 있었다고 봅니다. 중등학교에서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채택한 초기부터 양국 정부가 공동 대응했습니다. (한류 등의 여파로) 공교육 체계 내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습자 수가 많아졌고 한국어 교사가 부족해지자 한국 정부는 교사를 파견하고, 태국 정부도 학생을 보내 한국에서 연수를 시켰습니다. 한국어 보급이 성공적이란 점을 보려면 스페인어와 비교하면 됩니다. 2008년 한국어와 함께 제2외국어 과목으로 지정된 스페인어의 경우 채택학교가 10여개에 머물고 있는 반면 한국어를 배우는 학교는 150여개에 이릅니다.”

-한국어 보급 관련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지난해 6월 태국 대입에 한국어가 포함됐다고 연락을 받은 순간입니다. 원장으로 부임했을 때 한국어는 태국 중등학교 제2외국어 과목 중 하나이긴 했으나 대입 과목은 아니었습니다. 대학 진학률이 높은 명문학교에서는 입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국어 채택을 기피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태국 대학의 한국어과 교수들을 중심으로 여론을 조성하고 한국어 전공을 제일 먼저 개설한 송클라대학을 중심으로 태국대학총장협의회에서 한국어를 채택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태국 최고 명문 공립고등학교인 뜨리암우돔쓱사가 2017학년도 1학기부터 한국어를 채택했고 2018학년도에는 더 많은 명문고들이 한국어를 채택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어 학습 열풍으로 교민 사회에서 달라진 점은.

“어떤 나라의 언어를 배우게 되면 그 나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게 마련입니다. 한국어를 배우는 태국인들이 많아지면서 한국 상품에 대한 관심도 커졌습니다. 방콕 시내를 걷다보면 한국어로 된 간판을 종종 만날 수 있고, 한국을 좋아하는 태국 사람들을 겨냥해 태국 상품인데도 한국어를 표기해 한국 상품인 것처럼 보이려는 상품도 나오고 있을 정도입니다. 고교부터 한국어를 배우는 태국인이 많아지면서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태국인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친한(親韓) 인사도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방콕=이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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