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라이프] 각진 어깨의 파워 슈트·정열적인 빨간색… 올가을에도 복고바람 거세다

패션디자이너 진태옥이 2017년 가을겨울 서울컬렉션에 선보인 파워슈트(오른쪽). 어깨가 강조된 더블 브래스티드 재킷과 통 넓은 팬츠가 한 벌로 이뤄진 파워슈트는 올가을 최고의 유행 스타일로 예상되고 있다. 제이쿠의 붉은색 투피스. 붉은색은 올가을 대표 유행색상으로 꼽히고 있다.진태옥·제이쿠 제공
 
남성복에서 많이 보이던 가죽 재킷도 올가을 여성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앳코너 제공
 
복고바람이 거센 올가을에는 소재도 벨벳 등 고전적인 소재가 뜨고 있다. 구호의 꽃무늬가 프린트된 벨벳 파자마 패션.구호 제공


“아니 벌써!? 가을인가?!”

어느 해보다 뜨겁던 여름이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아침저녁으로는 서늘하기까지 하다. 갑자기 쳐들어오듯 우리 곁으로 다가온 가을. 덥지도 춥지도 않은 가을은 멋 내기 좋은 계절이다. 가을은 남성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올해 가을은 여성들의 패션이 한결 더 멋스러워질 것 같다. 자신감이 넘쳐 보이는 각진 어깨의 파워 슈트와 정열이 느껴지는 빨간색이 올가을 유행을 이끌기 때문이다.

새천년 들면서부터 패션가에 불어온 복고바람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원의 여성복 브랜드 ‘씨’의 김물결 디자인 실장은 3일 “이번 가을 시즌은 복고풍의 영향이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이라며 “1980년대 크게 유행했던 파워슈트가 그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각이 살아 있는 더블 브래스티드 재킷이 올가을 최고의 유행 아이템으로 꼽힌다. 재킷과 짝을 이루는 바지도 남자 바지처럼 허리 부분에 턱을 잡은 와이드 팬츠다. 무늬 역시 남성복에서 주로 보여지는 체크 패턴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막스마라, 알렉산더왕, 캘빈클라인, 진태옥, 루비나 등 국내외 디자이너 브랜드는 물론 ‘씨’ ‘스튜디오 톰보이’ ‘빈폴레이디스’ 등 내셔널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브랜드에서 내놓고 있다.

파워슈트는 한 벌로 같이 또 따로따로, 받쳐 입는 옷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어 가성비 또한 높다. 한 벌로 입을 때 재킷 안에 남성들의 드레스셔츠처럼 심플한 셔츠를 입는다면 남성적인 멋을, 리본 장식이 있는 블라우스를 입는다면 지적인 여성미를 강조할 수 있다. 따로 입을 경우 재킷과 꽃무늬의 롱스커트, 와이드팬츠와 넉넉한 품의 니트 카디건을 각각 입는다면 보헤미안 감성을 즐길 수 있다. 또 재킷에 무릎길이 스커트를 같이 입으면 오피스룩으로 그만이다.

올가을 여성들은 슈트뿐만 아니라 남성미의 대명사격인 가죽 재킷에도 도전한다. LF 여성복 브랜드 ‘앳코너’ 디자인실 이수진 실장은 “주로 남성복에서 많이 활용되던 가죽 재킷이 올가을에는 여성복에서 분위기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선보일 가죽 재킷은 허리까지 오는 기장감에 살짝 낙낙한 핏으로 멋스러운 감성을 연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남성적인 느낌이 강한 가죽 재킷이지만 긴 기장의 여성스러운 원피스와 함께 입는다면 세련미가 돋보일 수 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해서인지 대체로 옷이 길어졌다. 신세계인터내셔널 여성복 브랜드 ‘지컷’ 디자인실 김태연 수석팀장은 “올가을에는 발목을 덮을 정도로 긴 기장의 아우터와 하의, 손을 덮을 정도로 긴 소매가 특징인 상의가 눈에 띈다”고 말했다.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 길이의 꽃무늬 원피스에 트렌치코트나 니트 스웨터를 덧입으면 세련된 파리지앵의 감성을 표현할 수 있다. 또한 신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고 통이 넓은 팬츠는 부드러운 소재의 블라우스와 함께 입으면 가을 분위기를 한껏 낼 수 있다.

여성복 매장에 들어서면 가을인 만큼 낙타색, 갈색, 베이지색이 많이 나와 있지만 가장 눈에 많이 띄는 것은 강렬한 빨간색이다. 블라우스부터 코트까지 거의 모든 아이템에서 빨간색이 보이고 있다. 빨간색 원피스나 코트 등이 부담스럽다면 면적이 작은 소품부터 빨간색에 도전해보자. 무채색 옷을 즐긴다면 빨간 스카프가 멋을 더해줄 것이다.

소재는 고급스러운 실크, 울, 스웨이드가 중심 소재로 등장한다. 또 여성의 섹시함과 우아함을 표현할 수 있는 자카드, 레이스 등도 많이 쓰인다. 그리고 엄마 옷장에서 봤음직한 벨벳이 유행 소재로 떠오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세계 패션 무대에선 포근하고 부드러운 촉감의 벨벳이 고급스러운 소재로 변신했다. 특히 미국 뉴욕컬렉션에선 제이슨 우 등이 벨벳으로 제작한 화려한 이브닝드레스를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 여성복 브랜드 ‘구호’도 뉴욕에서 가진 ‘2017 가을 겨울 패션 프레젠테이션’에서 꽃무늬 프린트의 벨벳 파자마 패션을 내놔 주목을 받았다. 구호 김현정 디자인실장은 “벨벳은 클래식한 분위기를 살리기에 더없이 좋은 소재”라며 “올가을 클래식한 멋을 즐기고 싶다면 벨벳 패션을 입어 보라”고 추천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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