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근검절약하며 모은 30억원을 기부해 서울 관악구에 문화복합시설을 만들어 준 김삼준(사진)씨가 별세했다.
서울 관악구(구청장 유종필)는 지역 발전에 많은 공을 세운 김씨가 지난 27일 향년 88세로 세상을 떠났다고 29일 밝혔다. 김씨는 전남 신안 출신으로 어려서 상경해 자수성가했다. 생과자공장, 제본소, 금융업 등 다양한 직종에서 일하며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김씨는 먹을 것, 입을 것을 아껴가며 평생 모은 30억원을 2013년 9월 관악구에 쾌척했다. 구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복지시설을 짓는 데 써 달라는 김씨의 뜻을 받아들여 2015년 1월 대학동에 4층 규모의 문화복지시설을 짓고 ‘남파 김삼준 문화복지기념관’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남파(南波)’는 김씨의 호다. 기념관 입구에는 김씨의 흉상도 세웠다.
복지관은 연면적 1355㎡ 규모로 1층에는 청소년상담센터와 취업준비생을 위한 공간이, 2층에는 영유아도서관이 있다. 3∼4층에는 김씨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들어섰다. 김씨에겐 베트남 출신 며느리가 있다.
김씨는 문화복지관이 착공되는 날부터 준공일까지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공사 현장을 찾아 건립과정을 지켜봤다고 한다.
구 관계자는 “각박한 세상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김삼준 선생은 나눔으로 삶의 의미를 찾으며 인생의 마지막 조각을 맞추고 떠났다”면서 “그의 기부로 만들어진 복합문화시설은 오래도록 관악구민들에게 의미 있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