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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위암 진단 후 치료 않으면 5년 내 거의 사망



노년기에 암을 발견했을 경우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는 게 좋을까, 최소한의 통증치료만 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거부하는 게 나을까.

하루를 더 살아도 여생의 질을 높여줘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얼마나 더 산다고 치료를 하느냐는 반론도 있다. 고령자의 몸에 생긴 암은 젊은이의 암과 달리 진행이 느려서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과연 어느 쪽 주장이 옳을까. 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이혁준(사진) 교수 연구팀이 21일 이런 궁금증을 푸는 데 도움이 되는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고령 위암 환자의 암 진행속도와 사망에 걸리는 기간을 비교 분석한 내용이다.

이 교수 연구팀은 1988년부터 2015년까지 27년간 서울대병원과 서울시보라매병원에서 위암 진단을 받은 뒤 5개월 이상 수술 등 적극적인 암 치료를 거부한 환자 101명의 진행경과와 생존기간을 비교했다. 사망 시까지 어떤 암 치료도 받지 않은 환자는 절반가량으로 72명이었다.

이들이 치료를 거부한 이유는 합병증 위험, 치료 걱정, 대체요법, 경제적 문제 등으로 조사됐다. 조기위암에서 전이가 본격화되는 진행위암으로 발전하기까지는 평균 34개월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병기별로는 1기에서 2기가 34개월, 2기에서 3기는 19개월, 3기에서 4기는 2개월이 소요됐다. 발병 초기의 위암이 두 배 크기로 자라는 데는 평균 1년이 걸렸다.

위암 진단 후 어떤 치료도 받지 않은 72명이 사망하기까지 걸린 기간은 1기의 경우 평균 63개월, 2기 25개월, 3기 13개월, 4기 10개월인 것으로 각각 조사됐다. 나이는 암 진행 속도와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교수는 “75세 이상 고령 환자와 74세 이하 환자의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 위암 진행속도에 차이가 없었다”며 “노인의 암은 느리게 자란다는 속설은 근거가 없으며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5년 내 거의 다 사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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