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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 요통 휴가철에 잡으세요”

임모(45·회사원) 씨는 얼마 전만 해도 허리 통증이 심해 의자에 앉아있기도 힘들었다. 수시로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해야 했다. 잘 때도 똑바로 누우면 다리가 당겨서 밤새 엎치락뒤치락, 깊이 잠들 수가 없었다.

급기야 척추전문 병원을 찾았다. 정확한 원인을 알고, 적절한 치료를 받고 싶어서다. 검사결과 그는 추간판(디스크)이 척추에서 삐져나와 신경을 누르고 있어 신경성형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낮이나 밤이나 심한 통증을 느꼈던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여름휴가를 냉방시설이 잘 돼 있는 병원에서 보내며 허리통증 치료를 받은 한 직장인 척추질환자 사연이다.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척추질환자가 해마다 약 15%씩 늘고 있다. 특히 허리 디스크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임씨처럼 하루 일과의 대부분을 앉아서 처리하는 직장인들과 수험생들이다. 일상생활에 상당한 불편을 겪으면서도 당장 치료를 위해 따로 시간을 내는데 부담을 느끼는 것이 이들의 공통점이다.

완충역할 수핵 손상이 원인

척추는 우리가 서고 걷고 달리는 데 중추 역할을 하는 몸 기둥이다. 장기간 의자에 앉아 잘못된 자세로 업무를 보거나 갑자기 무거운 짐을 들게 되면 허리를 삐끗, 통증을 겪을 수 있다. 장기간 지속적으로 또는 갑자기 몸 기둥인 척추에 무리를 준 탓이다.

허리통증은 증상이 가벼운 초기라도 소홀히 여겨선 안 된다. 통증이 그다지 심하지 않아도 한 달 이상 끌 때는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X-선 검사 상 이상이 없어 보여도 MRI(자기공명영상)를 찍어보면 디스크 이상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른바 디스크는 뼈와 뼈 사이를 연결해주는 물렁뼈, 즉 부드러운 연골 조직이다. 80%이상 수분을 함유한 콜라겐 성분의 수핵과 섬유륜이라는 막으로 구성돼 있다. 허리뼈 사이에서 충격을 완화해주는 쿠션 역할을 하는 수핵(디스크)을 섬유륜이 에워싸고 척추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아주는 구조다.

속칭 허리디스크로 불리는 요추간판탈출증은 허리뼈 속 디스크가 찢어지고 손상돼 탄력성을 잃거나 섬유륜 밖으로 나와 신경을 압박하는 상태다. 디스크 손상 정도와 형태에 따라 자각증상도 다른 것이 특징이다. 심해지면 통증이 허리 부위에만 머물지 않고 다리까지 퍼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게 된다.

보통 부종과 염증을 제거하고 신경을 압박, 자극하는 조직을 풀어주는 방법(신경성형술)으로 치료한다.

비수술요법 신경성형술 각광

신경성형술은 요즘 가장 인기를 끄는 비(非)수술요법이다. 꼬리뼈 쪽에는 새끼손톱만한 신경통로가 존재한다. 이 부위에 국소마취를 걸고 가는 카테터(도관·導管)를 집어넣은 다음 약물을 주입, 신경 주위의 부종과 염증 조직을 없애는 치료법이다.

신경성형술은 피부를 절개하지 않기 때문에 수술 흉터와 감염 위험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시술 소요 시간도 5∼10분 정도면 충분하다. 또 시술 후 곧바로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 허리가 아파 척추관절 전문병원을 찾는 직장인들이 신경성형술에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전신마취를 안 하고 국소마취만으로 시술,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도 안심하고 받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이점이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장은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았을 때 환자들이 걱정을 가장 많이 하는 것은 꼭 수술을 받아야 하는지 여부다. 허리 수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이럴 때 신경성형술같은 비수술요법을 선택하면 단기간에 쉽게, 안심하고 허리 통증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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