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인터뷰  >  미션

“현장서 통하는 말씀과 설교 가르칠 ‘대안 신학교’ 필요”



목회자들과 신자들의 영성과 지성을 고양시키는 기독 아카데미 운동이 활발한 가운데 지방에서 목회자들의 신학과 설교 수준을 높이기 위해 힘쓰는 곳이 있다. 광주에 위치한 ‘아카데미 숨과 쉼(숨과쉼)’이다.

숨과쉼 운영자 박대영(46·광주 소명교회·사진) 목사는 “목회자들의 설교 훈련을 위해 설립했다”고 7일 밝혔다. 박 목사는 “목회자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이 말씀 해석과 설교인데 신학대 커리큘럼만으로는 이런 역량을 키우기 충분치 않다”며 “설교와 성경해석 실력을 기르지 못한 수많은 전도사들이 목회 현장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숨과쉼은 이런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이들이 모여 2012년 설립됐다. 말씀과 설교를 가르칠 ‘대안신학교’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였다. 숨과쉼은 매달 강사를 초청해 성경을 주제로 목회세미나를 열고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쉼 없이 진행된다.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100여명의 전남 지역 목회자들이 공부한다. 숨과쉼은 개척교회 목회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교회개척 세미나, 신학 철학 사회학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서적을 읽고 토론하는 북토크, 주요 사회 문제를 토론하는 이슈토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숨과쉼은 전남 지역 목회자들의 커뮤니티 역할도 하고 있다. 박 목사는 “아카데미를 통해 교제하게 된 목회자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했다”며 “어려운 일이 있으면 찾아가 구제헌금을 드리기도 하고 다른 교회의 좋은 행사를 지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숨과쉼은 내년 고난주간에는 아카데미에 참석 중인 7명의 목사들이 매일 서로의 교회를 방문해 말씀을 전하는 ‘7일 7색 설교’를 기획중이다.

박 목사의 비전은 목회자 재교육 기관인 ‘파스터스 칼리지(Pastor‘s College·목회자 학교)를 세우는 것이다. 박 목사는 2년 과정의 학교로 발전시키기 위해 계획 중이다. 대략적인 커리큘럼도 잡아놓았다. 목사들이 평일에 학교에 모여 강의를 듣고 말씀을 준비한 뒤 서로 첨삭해가며 하나의 설교를 완성하고 주일에 설교하는 시스템이다. 박 목사는 “설교가 완성된 상태로 교회로 돌아가니 목회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 설명했다.

박 목사는 현재 ‘묵상과 설교’ 편집장도 맡고 있다. 목회와 아카데미 운영, 집필 등 그의 하루는 눈코 뜰 사이 없다.

“목사는 고생한다고 말하면 안 됩니다. 고생은 교인들이 더 합니다. 자기를 감추고 하나님 말씀만 신실하게 전하는 목회자들이 많아지면 세상은 교회를 이길 수 없습니다. 목회자들이 바로 서면 됩니다.”

광주=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