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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재 목사 “다가올 통일시대 청소년들 함께 살아가는 경험 필요”

다음세대를섬기는사람들의연대(다세연) 대표 김용재 목사가 26일 서울 광진구 용마산로 다세연 사무실에서 ‘둥글래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청소년들을 키워 서울로 보내준 농어촌교회에 빚지고 있습니다.”

서울 숲속샘터교회 김용재(49) 목사는 아직도 이 말을 가슴에 담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교회 청소년부에서 일하던 부목사 시절, 담임목사가 해준 말이었다. 당시 교회가 주관하는 한 청소년수련회에 참석한 김 목사는 농촌의 작은 교회 목회자로부터 “목사님이 나중에 우리 교회를 찾아 수련회를 진행해 줄 수 있겠냐”는 요청을 받았다. 간절한 요구에 김 목사는 마음이 움직였고, 언젠가 작은 교회와 다양한 배경의 청소년들을 현장에서 섬기겠다는 꿈을 꾸게 됐다.

김 목사는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사역하던 교회를 그만두고 2011년 1월 ‘다음세대를 섬기는 사람들의 연대(다세연)’를 설립했다. 창립 6년이 지난 지금 다세연은 이사와 간사들을 합쳐 30명이 넘는 초교파 청소년사역단체로 성장했다.

다세연은 그동안 청소년 캠프나 사역자 교육 등 다음세대를 섬기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구상했다. 2014년부터는 매년 1회 ‘둥글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통일한국을 기다리며 함께 살아가는 연습’이라는 주제로 도시 농어촌 탈북민 다문화 소외계층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50명의 청소년들을 모아 제주도에서 6일 동안 함께 살아가는 프로젝트다. 올해도 7일부터 둥글래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생면부지의 아이들이 일주일간 함께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둥글래 프로젝트는 어떤 프로그램으로 진행될까. 김 목사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다”고 답했다. 각양각색으로 진행된다. 프로젝트의 일정이 시작되면 아이들은 10명씩 한 팀을 이룬 뒤 2명의 스태프, 승합차와 함께 제주도에 남겨진다. 팀당 20만원의 조별 활동비를 받으며 이때부터 4일간은 모두 자유다. 닷새째는 모든 팀이 모여 제주도 내 기독교 유적지를 탐방하고 한라산을 등반하며 마지막 날 해산한다. 김 목사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함께 살아가는 시간을 경험하게 해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첫날엔 아이들이 벽에 붙어서 휴대폰만 봅니다. 아는 친구가 하나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 아이들이 4일간 함께 먹고 자면서 서로에게 익숙해집니다. 한라산 등반 때는 뒤처지는 팀원을 밀고 당겨주면서 자신의 물도 나눠줍니다.”

김 목사는 이런 모습이 둥글래 프로젝트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살지’ 하며 생각했던 아이들이 ‘같이 있어도 지낼만하네, 별로 다르지 않네’ 하고 생각하는 것. 언젠가 다가올 통일한국을 살아갈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경험입니다.”

김 목사는 다음세대를 섬기는 사역자들에게도 위로를 건네려 한다. 그는 “많은 사역자들이 줄어드는 다음세대를 보며 절망하고 있다”며 “하지만 다음세대를 향한 아픈 사랑으로 버티는 것만으로도 이미 위대하다”고 말했다.

다세연은 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목회자와 사역단체 간사들을 대상으로 ‘달꼼사역자학교’도 8주 과정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강원도 태백지역 다음세대 사역자 모임인 ‘옹기종기’를 주관하고 있으며, 청소년 소그룹 교재인 ‘달꼼’을 출간해 미자립교회에 보급하고 있다.

글·사진=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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