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준 오뚜기 회장 “오늘 저녁은 오뚜기 라면이냐”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열린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 미팅에서 맥주잔을 든 채 참석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 대통령, 함영준 오뚜기 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손경식 CJ 회장. 이병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상춘재 앞뜰에서 진행한 기업인들과의 ‘호프 미팅’의 최고 스타는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었다.

문 대통령은 행사 시작 시간인 오후 6시 직전 상춘재 앞뜰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인들과 악수한 뒤 함 회장에게 “갓뚜기”라고 하는 등 상생경제의 모범 기업이라고 치켜세웠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함 회장을 문 대통령 바로 옆에 서서 대화하게 배려했다. 장 실장은 문 대통령이 오뚜기에 대한 칭찬을 이어가자 “오늘 저녁은 오뚜기 라면이냐”고 말해 좌중에서 웃음이 터졌다. 간담회 내내 함 회장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가시지 않았다고 한다.

참석 기업인들은 간담회 초반에는 다소 긴장한 기색을 보였다. 일부 기업인은 손을 떠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청와대가 준비한 세븐브로이의 ‘강서맥주’와 ‘달서맥주’를 나눠 마시면서 분위기가 누그러졌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장 실장이 생맥주 기기를 이용해 직접 맥주를 따르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기업인들에게 맥주를 배달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문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모두 노타이 정장 차림으로 회동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회동에서 기업인 개개인별로 가벼운 ‘맞춤형’ 대화 소재를 꺼내 참석자들의 긴장을 풀어주려 노력했다. 그는 구본준 LG 부회장에게 “피자 CEO라는 별명이 있지 않으냐. 우리(청와대)도 피자 한번 돌리자”고 제안했다. 2011∼2014년 구 부회장이 전 세계 5만여명의 직원들에게 격려 의미로 피자를 전달한 일을 언급한 것이다. 김상조 위원장이 “치킨도 보내 달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을 잡아주면 제가 (보내겠다)”며 웃었다.

문 대통령은 박정원 두산 회장에게는 야구 얘기를 꺼냈다. 박 회장이 “지금은 (두산이) 3등을 하고 있다”고 아쉬워하자 한 참석자는 정의선 부회장을 언급하며 “기아가 여기 있다. (현재 1위인) 기아를 이기기는 (어렵다)”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전기차와 관련한 대화를 하면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게 “테슬라 전기차의 국내 1호 고객 아니냐”며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이날 맥주 안주 및 식사는 40여년간 전국 각지를 돌며 자연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와 ‘방랑식객’으로 불리는 요리사 임지호씨가 준비했다. 무와 소고기, 시금치와 치즈를 이용한 세 가지 종류의 요리가 안주로 테이블에 올랐고 식사 메뉴는 미역, 조개, 낙지를 이용한 비빔밥이었다.

글=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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