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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껏 살아야죠”… 송중기 인생 2막(ft.송혜교) [인터뷰]

영화 ‘군함도’ 개봉에 이어 오는 10월 31일 송혜교와의 결혼을 앞둔 송중기. 그는 “큰 영화를 앞두고 혹여나 저에게 이슈가 쏠릴까 걱정스럽고 죄송하다. 그렇지만 결혼 문제를 속 시원히 말씀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저희에겐 절실했다”고 말했다. 블러썸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역 크기는 중요치 않아요.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면 되는 거죠. ‘이건 송중기가 할 게 아니잖아’라는 얘기는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배우 송중기(32)가 굳건히 지키리라 다짐한 소신은 바로 이런 것이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영화 ‘군함도’에서 그의 의지는 여실히 증명됐다. 지난해 드라마 ‘태양의 후예’(KBS2·이하 ‘태후’)로 아시아 전역에서 신드롬을 일으켰지만, 그는 5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에서 단독 주연을 고집하지 않았다.

류승완 감독의 신작 ‘군함도’는 일제강점기 수많은 조선인이 강제 징용됐던 일본 군함도(하시마)를 그린 작품이다. 황정민 소지섭 이정현 등 걸출한 배우들이 출연했다. 송중기도 그 중 한 명. 조선인 수백여명의 탈출을 이끄는 광복군 소속 OSS(미 전략사무국) 요원 박무영 역을 맡았다.

2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송중기는 “군대에 있을 때 영화 ‘베테랑’(2015)을 보고 류 감독님께 매료됐었다. ‘태후’ 촬영 막바지에 ‘군함도’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역시나 재밌었다”며 “큰 고민 없이 하루 만에 출연 결정을 내렸다. 작품을 선택할 때 장고하기보다는 내 느낌을 믿는다”고 했다.

인물이 지닌 무게감의 차이는 있으나 ‘군함도’의 박무영은 적지 않은 지점에서 ‘태후’의 유시진 대위와 겹쳐 보인다. 군인이라는 신분은 물론 전체적인 톤 자체가 비슷하다. 이 같은 지적에도 송중기는 덤덤했다. “촬영 당시엔 전혀 고려하지 않은 부분이지만 관객들이 그렇게 봤다면 그것이 정답”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대중의 평가를 받는 게 대중예술이잖아요. 저는 무조건 잘했다는 말만 듣고 싶지 않아요. 그건 제 자신에게도 독이니까요. 칭찬받을 만한 장점이 있다면 감사히 받아들이고, 단점이 있다면 새로 배워나가면 되는 거죠. 어떤 피드백이든 들을 준비가 돼있습니다.”

송중기는 “이번 작품을 계기로 배우로서 뿐만 아니라 인간 송중기로서도 성장했다”며 “부끄럽게도 군함도를 비롯해 우리 역사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번에 많은 공부를 하게 됐다. 정치·사회 관련 이슈에도 관심이 많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작품의 메시지 탓에 일본 활동에 제약이 생길지 모른다는 걱정 따위는 처음부터 하지 않았다. 그는 “그런 이유로 주저했다면 마음이 더 답답했을 것 같다. 없는 이야기를 과장하고 지어낸 게 아니지 않나. 한류스타라고 해서 눈치 보며 활동하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황송하게도 제가 ‘한류스타’라 불리지만 그건 전적으로 한국 작품을 통한 것이었어요. 제게 가장 중요한 건 한국 작품입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요. 한류는 거기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영화 개봉 이후 송중기에게는 인생 최대의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 ‘태후’를 통해 인연을 맺은 배우 송혜교(36)와의 결혼. 앞서 송혜교는 일본 전범기업 미쓰비시사의 광고를 거절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송혜교씨에게 배울 점이 참 많아요. 미쓰비시 광고 거절은 정말 멋있는 행동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 점이 그녀를 더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결혼 발표 당시 송중기는 “멀리 하늘에 있어 손닿기 힘든 스타가 아니라 대중의 곁에서 따뜻하고 친근한 이웃으로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지점이 많을 것 같다는 말에 그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했다. “좀 더 큰 사람, 큰 배우, 큰 스타가 되기 위해선 책임감이 따르겠죠. 하지만 저는 제 소신대로 살아가려 합니다.”

권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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