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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하는 사람들] “지친 현대인, 일상 속 여행 즐기게 돕고 싶어”

소셜미디어 ‘여행에 미치다’ 조준기 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논현로길 사무실에서 ‘일상을 여행으로’란 슬로건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손녀는 지난해 말 할머니와 단둘이 호주여행을 떠났다. 여행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묶어 3분짜리 영상을 만들었는데, 이게 SNS에서 대박이 났다. 요즘 SNS 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박막례 할머니는 이렇게 알려졌다. 이 영상이 처음 게재된 ‘여행에 미치다’는 여행 관련 콘텐츠와 여행 후기를 제작·유통하는 소셜미디어다. 지난 14일 서울 논현로길 ‘여행에 미치다’ 사무실에서 조준기(28) 대표를 만났다. 입구에 들어서자 ‘우린 사랑 아니면 여행이겠지’라고 적힌 조형물이 벽에 걸려 있었다.

이 페이지를 만들 당시 조 대표는 여행에 미치지 않았다. 국내 자전거 여행, 대학 해외 프로그램, 해외 인턴 정도가 일상을 벗어났던 전부였다. 남들처럼 취업하려고 자격증 공부를 하다 문득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은 뭘까’ 생각했다. 머릿속에 떠오른 게 ‘여행’이었다. 여행의 매력을 알고 싶어 3시간 만에 뚝딱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고 하루에 하나씩 여행 콘텐츠를 올렸다. 독자들은 여행자들이 전하는 이야기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350만원으로 세계일주를 한 21세 여성 여행자의 이야기를 소개했는데 그때 페이지 구독자가 7만명에서 14만명으로 증가했어요. 이후 자신의 여행기를 제 페이지에 올리는 분이 많이 늘었습니다.”

현재 ‘여행에 미치다’ 구독자는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합쳐 200만명이 넘는다. 여기에 여행기를 올리며 세계일주를 했던 안시내씨는 여행작가가 됐고, 여행 영상을 올리다 영상감독이 된 사람도 있다.

조 대표도 자신이 만든 페이지에서 다양한 여행자의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결국 2015년 일본 체코 터키 이스라엘 에티오피아 등 20여개국을 6개월 동안 돌았다. 가장 좋았던 여행지로 라오스 방비엥을 꼽는다. “산과 강이 보이는 곳에서 먹고 놀고 쉬다가 숙소로 돌아갔어요. 그냥 살아있는 자연을 만끽하는 게 좋았어요. 특별한 일이 없더라도 이런 여유로움이 주는 행복이 제게는 아주 큰 것 같네요.”

‘여행에 미치다’의 슬로건은 ‘일상을 여행으로’다. 조 대표는 여행은 특별한 게 아니라고 했다. 많은 사람이 여행을 가려면 마음 굳게 먹고 큰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여행은 그런 게 아니라는 것이다. “제가 생각하는 여행은 거창하지 않아요. 집 밖에 나가 커피를 마시러 가는 것도 여행이 될 수 있어요. 바쁜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일상에서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조 대표는 자유여행자들에게 항공 숙박 등의 정보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여행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아직은 패키지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지만 20대를 중심으로 자유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어요. 시간이 지나 이들이 성장하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자유여행을 떠날 텐데 그들의 여행을 돕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습니다.”

글·사진=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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