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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는 못말려’ 25주년? 짱구는 영원히 5살” [인터뷰]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두 편의 콘티와 세 편의 연출을 맡은 일본의 하시모토 마사카즈 감독이 17일 내한 인터뷰를 앞두고 짱구 캐릭터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손에 들고 있는건 덩덩이 인형. CJ E&M 제공




“저에게 ‘짱구는 못말려’는 특별한 작품입니다. 어릴 적부터 즐겨 봐 온데다 애니메이션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팬이었죠. 그런 작품의 감독을 맡게 됐을 때 느낀 희열은 다른 어떤 것과도 견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유독 책임감과 애정이 큽니다.”

선한 인상의 하시모토 마사카즈(42) 감독은 소박한 미소를 띤 채 조곤조곤 이야기했다.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이번 작품을 한국에서 개봉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여러 나라 사람들과 같은 재미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게 감독의 특권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20일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습격!! 외계인 덩덩이’는 그가 세 번째로 연출한 짱구 극장판 시리즈다. 1992년 TV 시리즈로 처음 방영돼 전 세대의 사랑을 받은 ‘짱구는 못말려’는 93년부터 매년 한 작품씩 극장판으로 개봉됐다.

이번 영화는 짱구네 집에 불시착한 외계인 덩덩이가 실수로 짱구의 엄마 아빠를 어린이로 만들어버린 뒤, 이들을 다시 어른으로 되돌리기 위해 짱구 가족과 함께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극 중 가장 도드라지는 건 짱구와 덩덩이의 가정 분위기 차이. 자유로운 짱구네와 달리 덩덩이 아빠는 강압적인 태도로 자식을 훈육한다.

하시모토 감독은 “요즘 부모들은 끊임없이 뭘 가르치려 힘쓰지만 사실 아이들에겐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뭘 해도 상관없는 시간’이 자신을 완성해가는 데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싶다. 그런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일본의 ‘국민 캐릭터’ 짱구는 국내에서도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지난 4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캐릭터 선호도 조사에서 짱구(6.0%)는 카카오프렌즈(14.3%), 뽀로로(9.8%)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해외 캐릭터 가운데 최고 순위다. 그는 “짱구에게는 국경을 넘어 보편적으로 사랑받는 매력이 있다”고 뿌듯해했다.

“짱구의 매력은 ‘자유로움’인 것 같아요. 자기 자신을 아주 소중히 여기고, 본인의 감각을 따르죠. 생각하는 바를 솔직하게 말하고, 하고 싶은 것을 자유분방하게 표현해요. 현실에서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으니 대리만족을 느끼는 게 아닐까요.”

25년째 만화 속 짱구는 다섯 살 꼬마아이다. 언제쯤 여섯 살이 될 수 있을까. 하시모토 감독은 “짱구는 언제까지나, 영원히 다섯 살”이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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