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컨슈머리포트-보디로션] 토종 중저가 ‘더마비’ 최고가 수입산보다 ‘굿’







폭염이다. 샤워를 해도 돌아서면 땀이 줄줄 흐른다. 그래서 하루에 몇 번씩 샤워를 하게 된다. 잦은 샤워에도 불구하고 끈적임이 싫어 보디로션을 바르지 않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샤워를 자주 하다 보면 한여름에도 피부는 수분이 부족해질 수 있다. 그래서 보디로션을 발라 수분을 보충해줄 필요가 있다. 특히 건성피부인 사람은 더욱 그렇다. 끈적이지 않고 산뜻하면서도 보습력이 좋아 여름철 피부를 보호해줄 보디로션, 어떤 제품이 좋은지 국민 컨슈머 리포트가 평가에 나섰다.

유통 경로별 베스트 제품 평가

소비자들이 많이 쓰는 제품을 평가하기 위해 유통 경로별로 베스트셀러 제품을 알아봤다. 백화점과 헬스&뷰티 스토어(올리브영), 온라인 마켓(SK 플래닛 오픈마켓 11번가)에서 6월 2주∼7월 1주의 매출 베스트 제품(표 참조)을 추천받았다.

유통 경로별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을 우선 골랐다. 백화점의 아베다 ‘스트레스 픽스 바디로션’(200㎖, 4만5000원), 올리브영의 더마비 ‘프레쉬 모이스처 바디로션’(400㎖, 1만6000원), 11번가의 더 바디샵 ‘화이트 머스크 바디로션’(400㎖, 1만9250원)을 골랐다. 추천 제품 중 최고가인 이솝 ‘라인드 컨센트레이트 바디 밤’(120㎖, 4만3000원)과 최저가인 프룻오브디얼스 ‘알로에베라 위즈 내추럴스’(325㎖, 9900원)를 추가했다. 가격은 추천 유통 경로별 지난 4일 판매가다.

보습력 산뜻함 지속력 등 5개 항목 상대평가

보디로션 평가는 고진영 애브뉴준오 원장, 김미선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 김정숙 장안대 뷰티케어과 학과장, 최윤정 ‘생활 미용-그동안 화장품을 너무 많이 발랐어’(에프북) 저자, 피현정 뷰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브레인파이 대표·이상 가나다 순)가 맡았다.

제품의 브랜드가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했다. 5가지 보디로션을 일회용 용기에 담아 지난 7일 평가자들에게 보냈다. 평가는 발림성, 보습력, 산뜻함, 끈적임, 지속력 5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했다. 끈적임은 끈적이는 정도가 낮은 것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항목별 결과를 바탕으로 1차 종합평가를 했다. 이어 제품 성분에 대해 평가한 다음 가격을 공개하고 최종평가를 실시했다. 모든 평가는 가장 좋은 제품에 5점, 상대적으로 가장 떨어지는 제품에 1점을 주는 상대평가로 진행했다.

국내외 중저가 브랜드 ‘우수’

결과는 의외였다. 국내 중저가 브랜드가 고가의 수입 유명 브랜드들을 제치고 1등을 차지했다. 더마비의 ‘프레쉬 모이스처 바디로션’(40원·이하 ㎖당 가격)은 최종평정 5점 만점(이하 동일)에 4.4점으로 1위에 올랐다. 발림성(4.2점)이 가장 좋고 산뜻함이 뛰어나고(5.0점) 가장 덜 끈적이는(4.8점) 제품으로 평가받았다. 단 보습력(1.4점)과 지속력(1.2점)은 가장 낮았다. 그러나 덥고 끈적이는 여름철에는 가장 적절한 제품임을 인정받아 1차 종합평가에서 3.8점으로 1위에 올랐다. 성분 평가(4.0점)에서도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사이클로펜타실록산이 문제 성분으로 지적받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안전성 논란이 없지만 유럽에서는 아이들이 사용하는 화장품에 금지하고 있는 성분이다. 평가 대상 중 두 번째로 저렴했던 더마비 보디로션은 가성비를 인정받아 최종평가에서 1위를 지켰다. 최윤정씨는 “매우 산뜻한 제형으로 여름철에 쓰기 딱 좋은 로션으로, 특히 지성피부에 좋을 것 같다”면서도 “사이클로펜타실록산 성분 때문에 어린아이는 피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2위에는 호주산인 이솝 ‘라인드 컨센트레이트 바디 밤’(359원)이 올랐다. 최종평점은 3.4점. 발림성(2.2점)과 산뜻함(2.0점)은 가장 떨어지지만 보습력(5.0점), 지속력(4.2)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1차 종합평가(3.8점)에선 더마비 제품과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성분 평가에서도 4.4점 최고점을 받았다. 계면활성제 성분인 세테아레스-20이 들어있지만 비교적 소량이고 알레르기 유발 성분인 리모넨 리날룰이 있긴 하지만 이 또한 소량 들어 있어 성분 구성이 좋은 제품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가성비가 떨어져 최종평가에서 한 단계 내려섰다. 이 제품은 평가 대상 중 가장 비싼 제품이었다. 가장 저렴한 제품보다는 무려 11.5배, 더마비 보디로션보다도 9배 가까이 비쌌다. 김미선 원장은 “발림성도 좋지 않고 끈적임이 있어 불편했지만 보습력은 매우 뛰어나 겨울에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3위는 영국의 중저가 브랜드 더 바디샵의 ‘화이트 머스크 바디로션(49원). 최종평점은 3.2점. 비교적 끈적임(3.2점)은 적었으나 보습력(2.6점), 산뜻함(2.2점), 지속력(2.8)이 모두 4위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결과적으로 1차 종합평가에서는 2.2점으로 최하위였다. 성분 평가(1.8점) 결과도 좋지 못했다. 계면활성제인 세테아레스-20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 편이었고 향료 함유량도 높은 편이어서 감점 요인이 됐다. 또 유아용 물티슈에 들어 있어서 논란이 됐던 방부제 성분인 소듐벤조에이트,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있는 하이드록시시트로넬알 등도 문제 성분으로 꼽혔다. 그러나 뛰어난 가성비를 발판삼아 최종평가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고진영 원장은 “묽어서 흡수가 잘될 것 같았으나 겉도는 느낌이 있지만 가성비가 좋아 중간 정도는 하는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4위는 미국 브랜드인 아베다의 ‘스트레스 픽스 바디로션’(225원)으로 최종평점은 2.2점. 산뜻한 편(3.2점)이고 지속력(3.8점)도 좋은 편이었지만 발림성(2.6점)이 좋지 않고 끈적이는 편(2.2점)이었던 이 제품의 1차 종합평가 결과(2.6점)는 3위였다. 성분 평가도 3위였다. 아로마올로지 전문 브랜드임을 내세우는 브랜드답게 유기농의 식물 성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었다. 하지만 벤질알코올, 제라니올, 리날룰, 벤질벤조에이트, 벤질살리실레이트, 유제놀, 리모넨 등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많은 것이 문제였다. 가격도 비싼 편이어서 최종평가에서 한 단계 내려앉았다. 피현정 대표는 “해바라기씨오일, 시어버터가 있어 건성피부에 적합하지만 복합성, 지성피부라면 여름엔 좀 무거운 느낌이 들 수도 있다”면서 “알레르기 주의 성분이 다수 포함돼 있어 천연 성분에 민감한 사람은 트러블이 생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평가 대상 중 최저가 제품인 미국산 프룻오브디얼스의 ‘알로에베라 위즈 내추럴스’(31원)는 뛰어난 가성비에도 불구하고 최하위에 머물렀다. 최종평점은 1.8점. 발림성(3.2점)과 보습력(3.2점)은 좋은 편이었고 산뜻함(2.6점)과 지속력(3.0점)도 중간 수준으로 나쁘지 않았다. 다만 끈적이는 정도(2.0점)가 가장 심했던 이 제품은 1차 종합평가에선 아베다 로션과 동점으로 3위였다. 그러나 성분 평가에서 최저점(1.2점)을 받으면서 곤두박질쳤다. 저렴한 보습 성분인 미네랄오일이 주성분인 데다 알레르기 유발 성분인 파라벤, 접촉성피부염 유발 가능성이 있는 디아졸리디닐우레아, 발암물질로 의심받는 소듐라우릴설페이트 등 문제 성분이 수두룩했다. 김정숙 학과장은 “보습력과 지속력이 좋아 건조한 피부에 좋기는 하겠지만 끈적임이 오래 지속돼 여름철에 바르기에는 좋지 않다”면서 “무엇보다 성분이 좋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글=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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