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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선 백자처럼… ” 셰프컬렉션 포슬린, 명품가전 새역사 쓴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디자인팀 부민혁 상무가 21일 셰프컬렉션 포슬린의 디자인 철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가전업계 최초로 냉장고 내부에 도자기 소재를 적용한 삼성전자의 셰프컬렉션 포슬린(이하 포슬린)은 기존 상식을 뒤집은 제품이다. 보통 가전제품은 새로운 기능을 소개하는 게 중심이다. 가전제품이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가치는 기능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슬린은 기능을 내세우지 않는다. 심미적 만족감을 우선한다. 기능은 그 다음이다.

포슬린 디자인을 담당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디자인팀 부민혁 상무는 21일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있는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진행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기능을 소비자가 쉽게 이해하도록 문구를 붙였지만 이번에는 다 덜어냈다”며 “포슬린이 왜 좋은지 처음 보면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하는 걸 기준점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출시 초반 반응은 성공적이다. 부 상무는 “제품을 보여드리면 일단 좋다고 하고 그 다음에 무슨 소재냐고 묻는다”고 말했다.

도자기는 널리 사용되는 소재다. 음식을 담는 그릇으로 쓰이고 인테리어용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보기에 좋고 냄새 배임, 온도 유지 등에도 탁월하지만 냉장고 내부 소재로 사용하는 건 누구도 도전하지 않았다. 부 상무는 “가장 아름다워 보일 수 있도록 내부 조명의 색온도, 끝부분의 곡면율 등을 계속 바꿔가며 최적 값을 찾았다”고 털어놨다. 포슬린 개발 기간 동안 집에 있는 모든 그릇을 흰색으로 바꿔 미묘한 색 차이를 연구하기도 했다.

양산하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같은 조건에서 똑같이 만든 도자기도 막상 가마에서 구워내면 미묘한 차이가 있을 정도로 예민한 소재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년간 7개국을 돌며 해법을 찾았고 27단계의 공정을 거쳐 포슬린을 완성했다.

삼성전자는 셰프컬렉션 포슬린이 탄생하기까지 약 2년간 300개가량의 제품을 테스트했다. 이 과정에서 각 분야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해결하는 ‘집단지성’이 동원됐다. 부 상무는 “아주 작은 디테일도 잡아내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두 참여해 개선점을 찾았다”며 “가끔 서로 얼굴이 벌게질 정도로 날 선 지적이 이어졌다. 그런 갈등이 없었다면 소비자들이 한눈에 알아볼 정도로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가전제품에 지금까지 적용하지 않았던 소재를 입히기 위해 계속 노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소재, 색상, 마감 등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CMF팀을 가동 중이다. 부 상무는 “개인의 가치와 기호가 존중받는 시대가 되고 있다”면서 “기존에 있던 것을 새롭게 재창조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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