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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애국심 강한 러 해커 美 대선 개입했을 수도” 첫 시인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는 미국 대선에 국가적 차원에서 개입하지 않았지만 애국심 강한 개인은 개입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에서 언론사 대표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해커들은 예술인처럼 자유롭다”며 “아침에 일어나 국제 관계에 관한 내용을 읽고 애국심을 느끼면 러시아를 나쁘게 말하는 이들과의 싸움에 동참하려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지난해 미국 대선에 러시아는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해 왔다. 이번에도 국가적 차원의 개입은 부인했지만 러시아 민간의 소행일 수 있다고 한 발 물러선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대해 “일반적으로 러시아가 타국에 영향력을 행사할 때 국가와 민간의 경계는 매우 모호하다”고 꼬집었다.

푸틴 대통령은 “어떤 해커도 타국 선거에 근본적인 영향을 끼칠 수는 없다”며 “어떤 정보도 유럽과 아시아, 미국의 유권자들 마음을 쉽게 흔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세계 각국의 선거에서 여론 조작과 사이버 공격이 변수로 거론되지만 별 효과는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해킹 의혹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냉각됐지만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겠다”며 관계 회복 의지도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직설적이고 솔직한 인물”이라며 “정치 경험은 부족하지만 신선한 시각을 가졌다”고 치켜세웠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브로맨스’(남성 간의 친밀한 우정) 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아직 만나지도 않았는데 친구 관계가 될 수 있겠느냐”면서 “우리는 악수도 한 번 하지 않은 관계라 서로 친구라고 부를 수 없다”고 답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 사안에 조언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라면서 말을 아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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