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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 휩싸인 브라질 정국


부패 스캔들에 휩싸인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최소 3만5000명의 시위대가 24일(현지시간) 수도 브라질리아의 마네 가힌샤 스타디움 주변에서 ‘브라질을 장악하라’는 집회를 가졌다. 이어 연방의회를 향해 가두행진을 벌였다. “테메르는 물러나라”는 외침이 거리를 메웠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은 격렬하게 충돌했다.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쐈다. 시위대는 화염병과 돌을 던졌다. 일부는 재무부, 농업부 등 연방정부 청사에 불을 질렀다. 정부는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폭력적 사태를 막겠다”며 군인 1500명을 투입했다. 시 당국은 시위 중 49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뇌물 혐의를 들어 테메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추진 중인 연금·노동 개혁의 전면 중단도 촉구하고 있다. 테메르 대통령은 뇌물수수 혐의로 복역 중인 에두아르두 쿠냐 전 하원의장에게 ‘입막음용’ 뇌물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브라질 우파 연립정부 내부에서도 대통령 퇴진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집권 여당 브라질민주운동당의 주요 연정 파트너인 사회민주당과 민주당 지도부는 테메르 대통령 퇴진을 기정사실화하고 차기 대선 후보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대법원도 개헌을 통한 조기 대선 실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브라질 가톨릭주교협의회 사무총장인 동 레오나르두 스테이네르 신부는 “테메르 대통령은 대통령직 수행에 필요한 윤리적 기반을 잃었다”고 말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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