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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케이뱅크 심성훈 행장 “연착륙 비결은 편의성… 24시간 현금 인출·대출 가능”



시작과 함께 돌풍을 일으켰다. 영업 50일 만에 올해 목표실적(수신 5000억원, 여신 4000억원)의 절반을 훌쩍 넘겼다. 지점도 없지만 24시간 365일 이용 가능한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얘기다.

케이뱅크 심성훈(53) 행장을 서울 종로구 케이뱅크 본사에서 지난 19일 만났다. 은행장이지만 그는 ‘정통 금융맨’ 출신은 아니다. 1988년 KT(옛 한국통신)에 입사한 이래 정보통신기술(IT) 기업에서만 일해 왔다.

-비(非)금융인 출신으로서 은행을 이끈 소감은.

“KT캐피탈 KT렌탈 등 금융을 맛본 경험이 있어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케이뱅크는 은행보다 IT 기업에 가깝다. 기존 금융사가 하지 못했던 일을 생각지 못한 관점으로 접근하려 한다. 예금·적금·대출에 혁신적인 기술을 가미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란.

“혁신적이고 새로운 서비스다. 시간이 흐르며 소비 행태도 바뀐 것처럼 밤 11시에도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어 대출받고, 출근길 편의점에서 현금을 찾을 수 있는 서비스도 필요하다. 이것이 인터넷전문은행의 강점이다. 시중은행과의 비교보다는 새로운 관점에서 편의성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봐줬으면 한다.”

-지난 50일 성과를 자평하면.

“지난 17일 기준 수신 3800억원, 여신 3100억원을 달성했다. 가입한 고객도 30만명을 넘겼다. 상당히 속도가 빠르다. 예상보다 많은 관심을 받은 덕분에 직원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자신감에 차 있다.”

-좋은 성과의 비결은.

“편의성이다. IT에 친숙한 30대 고객들에게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은행업계의 ‘메기’ 역할 했다고 보나.

“시중은행과는 가는 방향이 다르다. 케이뱅크는 은행이라는 이름만 달고 있을 뿐 IT를 이용한 혁신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자산 규모도 크고 기업도 고객으로 상대하는 시중은행의 영업과는 다르다고 본다.”

-카카오뱅크가 곧 영업을 시작한다. 위협을 느끼는가.

“경쟁자보다는 동반자라고 생각한다.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아직 케이뱅크의 인지도나 은행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이 추가되면 ‘트러스트(Trust)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와 함께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한데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될까.

“국회에서 긍정적으로 볼 것으로 기대한다. 국회에 수차례 요청한 바 있는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은산분리 원칙을 훼손하는 것에 부정적이었다. 재벌이 금융을 지배하면 은행이 사금고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때문에 두 가지를 중심으로 설득했다. 우선 케이뱅크의 대주주가 되려는 KT는 재벌기업이 아닌 ICT 혁신기업이고 지배구조도 은행과 비슷하다는 점을 설명했다. 또 케이뱅크엔 기업대출 기능이 없고, 특별법을 통해 신용공여 금지 규정을 넣더라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산업자본의 사금고로 전락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국회가 다시 열리면 정무위에 계속 입장을 설명하고 상의할 계획이다.”

심 행장은 1964년 대구 출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과학과 석사이며 KT에 입사한 뒤 사업지원담당 상무, 시너지경영실장(상무) 등을 거쳐 지난해 9월 23일 케이뱅크 초대 은행장에 취임했다.

글=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사진=최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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