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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美 국무장관 “北, 체제 붕괴 안시킬테니 美 믿어달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북한은 위험 부담을 무릅쓰고라도 미국을 믿어 달라”며 “핵·미사일 실험을 더 이상 하지 않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대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특사로 파견한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고 홍 이사장이 전했다.

틸러슨 장관은 “정권교체, 체제붕괴, 38선 이북 진주 등을 하지 않겠다고 이미 공개적으로 약속했다”며 “미국을 못 믿겠다고 뒤로 와서 물어보지 말고, 믿어보라”고 강조했다.

홍 이사장이 “그런 뜻이 북한에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틸러슨 장관은 “우리는 공개적으로 한다”고 대답했다. 앞서 틸러슨 장관은 지난 3일 국무부 직원을 상대로 한 연설 형식을 빌려 북한에 대해 정권교체나 체제붕괴, 한반도 통일 가속화, 38선 이북 진주 등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내 주변에 북한이 굉장한 투자 가치가 있는 나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고, 투자하고 싶다는 사업가도 많이 있다”며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한다면 북한 발전에도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면 경제적 지원과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뜻이다.

북한과 대화하기 위한 ‘올바른 조건’에 대해 특사단 관계자는 “1단계는 핵·미사일 실험을 더 이상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은 모든 조건을 공개적으로 얘기하고 있으며, 북한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제재는 북한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선제타격론에 대해 틸러슨 장관은 분명하게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틸러슨 장관은 군사적 옵션까지 가려면 그에 앞서 외교적 수단, 안보적 수단, 경제적 수단 등 수많은 제재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당장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홍 이사장은 한국 특파원들을 만나 “틸러슨 장관을 비롯해 미국이 (북한과의 문제 해결에) 상당한 진정성을 갖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북측이 미국의 이런 진정성을 진지하게 고민해서 바른 결정을 내려준다면 북핵 문제 타결뿐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 동북아 평화에 아주 중대한 계기가 만들어질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회장과 주미 한국대사를 지낸 홍 이사장은 틸러슨 장관과 미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이사를 3년간 같이한 인연으로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

홍 이사장은 이밖에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과 벤 카딘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 등을 만나 새 정부의 국정기조를 설명하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홍 이사장은 19일에는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과 맥 손베리 하원 군사위원장 등을 면담하고, 워싱턴포스트 등을 방문하는 것으로 방미 일정을 마친다.

한편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방한했을 때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를 만나 김정은 정권의 체제 전복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미 보수 매체 워싱턴프리비컨이 보도했다. 태 공사는 당시 “반란이 일어나기 좋은 때”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운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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